애슐리 영국 예술위 디렉터, “미래의 도서관은 상상력 놀이공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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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젊은 세대는 도서관이 학습 장소인 동시에 놀이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미래 도서관은 또 공동체의 창조적인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허브가 되어야 합니다.”

 브라이언 애슐리(58·사진) 영국 문화예술위원회 도서관 부문 디렉터는 “앞으로 공공도서관은 지역사회 사교의 중심이자 상상력을 공유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도서관발전 대토론회에서 영국 공공도서관의 역사와 미래 전망을 발표했다.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 산하 기관인 문화예술위원회는 잉글랜드의 공공도서관 3000여 개를 지원·감독한다.

 그는 “영국에서는 1초당 24명이 공공도서관을 방문하고 17권의 책이 대출될 정도로 도서관이 시민들의 일상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예산 감소와 디지털 문화의 확산으로 입지가 점점 좁아진다고 했다. 그는 “예술위원회가 그런 위기의식에 따라 2012년부터 ‘미래의 도서관을 상상한다(Envisioning the Library of the Futur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시대 변화에 따른 도서관 규모와 기능의 변화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도서관 이용자 4600명을 심층 인터뷰해 그들이 원하는 도서관의 모습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정보가 디지털화되면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의미를 잃을 것이라 예측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장소를 필요로 했다. 그는 “젊은이들은 도서관에 흥미가 있지만 기존 공간 배치는 따분하다고 여긴다”며 “맨체스터 지역 파워하우스 도서관에서는 리모델링 과정에 지역 젊은이들을 적극 참가시킨다”고 말했다.

 30여 년 간 노팅엄 지역 공공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한 그는 대부분의 정보를 디지털로 보는 시대가 오더라도 도서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에는 도서관을 꾸준히 다니는 사람이 병원에 덜 간다는 조사결과도 있어요. 현대인들에게 정신적 안정을 주는 공간이 점점 더 필요해지는데 도서관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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