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 대상 북한 선박, 러시아 수시로 출입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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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호 2 면

유엔의 제재 대상인 북한 해운업체 소유의 선박들이 수시로 러시아를 드나들고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RFA는 미국의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인 NK뉴스를 인용해 “제재 대상인 북한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속 선박 휘천호가 최근 러시아 북동해안 하바롭스크주의 항구를 수차례 입출항했던 기록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휘천호가 지난 7월부터 여러 차례 러시아의 바니노항에 입항한 사실이 ‘국제해상교통(Marine Traffic)’의 인터넷 운항 정보에 기록됐다.  황금산 2호에서 휘천호로 이름을 바꾼 북한 선박은 지난 7월 이후 최소한 여섯 차례 러시아의 항구 두 곳에서 안전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원양해운관리회사의 소속으로 알려진 1만4000t급 선박 강계호도 이달 중 러시아의 노홋가항에 입항한 것으로 기록됐다. 국제해상교통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 선박은 주로 러시아의 광물 운반이 잦은 항구를 운항했다.


 유엔은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 선박에 대한 강제검색을 포함한 추가 대북 제재를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거래 금지된 품목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이 자국의 영토·영해에 들어왔을 때 모든 화물을 검사하고, 이에 불응하는 북한 선박의 입항을 거부하도록 하는 제재 조치다.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제재에 따라 이 선박에 대해 입항 금지 또는 자산동결 조치를 취하도록 돼 있다.


 북한은 국제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선박들의 고유 식별번호인 해상이동업무식별번호(MMSI)를 변경하는 식으로 정보를 교란하고 있다. 해상이동업무식별번호는 무선통신을 위해 선박에 부여되는 고유번호로 국적 등의 정보를 포함한다. 이 번호의 변경은 주로 소유주가 바뀌거나 새로운 국적기를 걸어야 할 때 이뤄진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관계자는 “선박의 해상이동업무식별번호나 이름이 바뀌더라도 국제해사기구(IMO)가 부여하는 선박번호는 변경되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배로 탈바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RFA는 전했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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