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이식 10년 만에 국가대표 선수로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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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세무서 진천민원실에 근무하는 정대영(49·사진)씨는 오는 23일 아르헨티나 마델플라타에서 열리는 세계 '이식인' 체육대회에 배드민턴 국가대표로 참가한다. 지난해 11월 울산에서 열린 전국 이식인 체육대회에서 우승한 덕분이다.

정씨는 10년 전 신장(콩팥)을 이식받았다. 사구체신염으로 10년간 투병하다 2005년 신장 기능이 완전히 떨어지자 부인(44)이 신장을 나눠줬다. 그는 “당시 아이들이 10살, 6살, 3살밖에 안 될 때였는데 과연 다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몸 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이식받은 장기가 무용지물이 된다는 의사의 말에 이를 악물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면역억제제(이식 장기에 대한 거부 반응을 막는 약)를 꼬박꼬박 챙겨 먹으며 채식 위주로 식습관을 바꿨다. 체력 관리를 위해 배드민턴도 시작했다.

직장 동료 70여 명과 동호회를 만들어 꾸준히 운동을 했고 5년 만에 이식인 국가대표가 됐다. 주치의인 서울대병원 민상일 외과 교수는 “정씨가 10년간 치료를 잘 받아온데다 운동을 열심히 해 보통 사람보다 체력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새 생명을 선물 받은 만큼 더 건강하고 의미 있게 살겠다”고 다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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