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 강속구에 183㎞ 강펀치 … 강정호가 빨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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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28·피츠버그)가 벼락같은 스윙으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을 공략하고 있다. 강정호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홈경기에 4번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연타석 홈런(시즌 11·12호)을 터뜨리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그가 한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린 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이다.

 강정호는 0-1이던 5회에 선두타자로 나서 샌프란시스코 투수 마이크 리크의 싱커(시속 146㎞)를 받아쳐 중월 솔로포를 때렸다. 이어 1-1이던 7회 2사에서 헌터 스트릭랜드의 강속구(158㎞)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이날 강정호의 타격은 그가 얼마나 진화했는지를 압축해 보여줬다. 강정호가 공략한 빠른 싱커와 강속구는 빅리그 톱클래스 타자들도 고전하는 구종이다.

 빠른 공을 공략하는 강정호의 비결은 ‘더 빠른 스윙’이다. 강정호의 경기를 즐겨 보는 김경문(57) NC 감독은 “올해 초만 해도 강정호의 배트 스피드가 메이저리그 투수들 공을 따라가지 못한다고들 걱정했다. 그러나 지금 봐라. 강정호의 스윙이 다소 작아진 대신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시속 148㎞였다. 한국 프로야구 평균 직구 구속(143㎞)보다 5㎞ 빠르다. 게다가 빅리그 투수들은 한국에서 보기 힘든 140㎞대의 싱커 구사 비율이 높아 강정호가 고전할 것으로 보였다.

 현재 강정호는 시즌 전부터 논란이 된 레그킥(왼발을 높이 들어 힘을 모은 뒤 타격하는 자세)을 80% 이상 유지하고 있다. 대신 상체 이동을 줄였다. 5월 이후 피츠버그의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조금씩 변화하고 진화한 결과다. ESPN에 따르면 이날 강정호의 5회 홈런 타구 스피드는 시속 171㎞, 7회 타구 스피드는 시속 183㎞에 달했다. 전체 홈런 타구의 평균 스피드는 시속 172㎞.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권이다.

 홈런 두 방으로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100안타를 돌파했다. 타율도 0.290으로 올랐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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