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대담 출연] DJ, 측근들 수사에 섭섭함 토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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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DJ) 전 대통령이 6.15 남북 정상회담 3주년을 맞아 KBS-TV 대담프로인 '일요스페셜'(15일 오후 8시 녹화방송 예정)에 출연했다.

대북 송금 특검과 관련, 그는 다시 한번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대북 정책과 관련, "햇볕정책 외엔 대안이 없으며 노무현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고 한 것은 잘한 일"이란 말도 했다.

16일 박지원(朴智元)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고, 특검 기한 연장 등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정치권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은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DJ는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핵 포기를 전제로 미국이 북한 체제를 보장해야 하며 ▶대북 봉쇄정책은 실효성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대 관심사는 대미 관계 개선이 분명하다"면서 "봉쇄정책을 펴도 북한을 지원하는 러시아.중국이 있는데 어떻게 성공하겠느냐"고 지적했다.

DJ는 6.15 회담을 회상하며 "지금도 벅찬 감격을 금할 수 없지만 현실을 보면 여러 가지 걱정되는 점도 많다"고 말했다.

당시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동승해 이동하면서 나눈 차중 대화에 대해 그는 "차속에서 환영 인파에게 손을 흔드느라고 아무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나이 많은 나도 (평양에)왔는데 金위원장이 서울에 못올 이유가 없다"고 답방을 요청했다는 말도 했다.

그는 "金위원장이 서울에 왔어야지 서로 교류하면서 남북관계 진전에 큰 기여를 했을텐데 (金위원장이)자꾸만 기회를 놓쳐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북한과 잘 하겠다는 남쪽 사람들을 궁지에 넣고, '끌려다닌다'는 말을 듣게 하고 반대하는 강경세력에 구실만 줬다"고 우회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盧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특검의 DJ 수사 문제와 관련, 금명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라는 식으로 의견을 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민.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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