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국감 소환 불가피" 여야 정무위 간사 한목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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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左), 신동주(右)

올해 국정감사 때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것이라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전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18일 “이번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있는 재벌 총수는 국감장에 서게 될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문제가 많은 재벌을 비호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의 공개 발언에서 “문제 있는 기업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원 원내대표가 직접 롯데를 거명하진 않았지만 회의 직후 새누리당 주변에선 “집안 싸움으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롯데그룹을 가리킨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본지 기자에게 “롯데뿐 아니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의 경우 올해 국감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 같다”며 “다만 모든 상임위에서 무차별적으로 기업인들을 부르는 것은 부적절한 만큼 여야 간 협의를 통해 꼭 필요한 증인에 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사태를 다룰 소관 상임위가 될 것으로 보이는 국회 정무위원회 여야 간사들도 한목소리였다. 새누리당 간사인 김용태 의원은 “신 회장을 부르는 게 불가피하다”며 “이번 롯데 사태에서 드러났듯 해외 계열사가 국내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을 때 해외 계열사 최대 주주가 누군지 공시가 안 되는 부분을 법으로 강제하기 위해 필요한 진술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최근 각종 인터뷰에서 “신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소환하겠다”고 말해 왔다.

 특히 새누리당 내에는 대기업 총수의 국감 증인 채택을 노동개혁과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김무성 대표는 최근 원내대표단과 만나 “노동개혁을 앞두고 재벌개혁 요구가 많아질 것”이라며 “우리 당은 선도적으로 재벌개혁에 나선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다만 여야 의견 차로 국정감사가 언제 열릴지는 불투명하다. 새누리당은 여야가 잠정 합의한 대로 다음달 4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추석 연휴(9월 26~29일) 이후를 주장하고 있다.

 ◆신동주 “옳다고 생각하는 것 해 나가겠다”=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17일 주주총회 직후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형제가 사이 좋게 일본은 내가, 한국은 동생이 맡으라고 계속 말해왔다”며 “일본 사업 현장에서 내가 키잡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로부터 내가 일본·한국 양쪽의 사업을 총괄하라는 발언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 결과에 대해선 “(의결권) 위임장을 준 아버지도 두 개의 안건에 찬성하지 않았다”며 “나는 주주로서 주총 소집 요구도 생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도쿄=오영환 특파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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