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덕분에 새 삶 찾았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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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새로운 생명을 준 한국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빨리 고국으로 돌아가 어머니께 건강해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심장기형 때문에 파리했던 얼굴에 홍조를 되찾은 몽골의 여성 검사 바트바이러(26.(中))는 무사히 수술을 마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한국심장재단의 후원으로 지난달 16일 입국한 바트바이러는 지난 2일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고 새 삶을 찾았다.

바트바이러는 몽골에서 수재들만 입학한다는 이흐자사흐 법대 출신. 그는 여섯살 때 몽골에서 받은 수술이 완전하지 못해 온몸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과 호흡곤란으로 고생하면서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하늘은 무심했다. 병이 악화돼 찾은 몽골 현지 병원에서는 "여기선 치료가 불가능하다. 마지막을 준비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했다.

절망하고 있던 바트바이러에게 삶의 빛을 비춰준 사람은 한국인 선교사 조정순(34.여.(右))씨. 조씨는 남편과 함께 몽골에서 9년째 선교 활동을 하던 중 바트바이러의 딱한 사정을 듣고 심장재단의 재정 지원을 얻어 지난달 바트바이러와 함께 입국해 그를 고대 안암병원에 입원시켰다.

그리고 보름 이상 각종 검진을 받은 뒤 수술대에 오른 바이트바이러는 마침내 자신의 몸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완전히 떨쳐낼 수 있었다.

현재 그는 혼자서 걸을 수 있을 만큼 호전된 상태. 병원 측도 "심장 검사 결과 별 이상이 없으면 바트바이러는 이달 말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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