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마음을 다스리는 경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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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결승2국>
○·탕웨이싱 9단 ●·김지석 9단

제1보(1~7)= 우승을 향한 절대 우위의 고지를 선점했다. 이제 이 한판만 이기면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이다. 그것도 중국의 세계대회 7연속 우승을 저지하는 순도 높은 ‘명품 우승’.

 박정환의 준결승 실족으로 다소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관계자들의 눈빛이 믿음으로 충만하다. 장소는 중국 땅이지만 분위기로는 이미 김지석의 우승이다.

 순번에 따라 흑을 쥔 김지석은 1~7의 미니중국식으로 하변에 무게중심을 둔다. 탕웨이싱은 담담한 양화점. 평온한 얼굴이다.

 적어도, 초반의 고전을 견디며 중반에 승리의 기회를 잡았다가 끝까지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한 하루 전 상처는 드러내지 않는다. 마음을 다스리는 경지에서도 고수가 되지 못하면 정상에 설 수 없는 곳이 프로의 세계다.

 하변 6의 협공은 미니중국식 포석을 저지하려는 의도인데 김지석은 하변 7에 못을 박듯 그대로 강행했다. 초반부터 부딪쳐 싸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결기가 보인다.

 변화의 기로다. 여기서 백A로 가볍게 받아주는 건 싱겁다. 6으로 협공한 체면이 서지 않을뿐더러 즉각, 흑B로 우변의 큰 자리를 점거해 만족한다. 유력한 그림은 ‘참고도’ 백1. 어쨌든 이곳은 붙여간다. 흑2부터 10까지 초반부터 육박전으로 갈리는 그림도 있다.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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