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거위 타고 용 때려잡는 국회의원 후보자…인터넷서 화제

중앙일보

입력

거대 캐나다 구스(거위)를 타고 날아다니고, 단칼에 용을 죽이며 눈에서 레이저를 발사해 악당 로봇을 물리치는 국회의원 후보자가 나타났다.
허핑턴포스트캐나다 등 외신들은 14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연방의원 후보자로 나선 무소속 와이어트 스콧(37)이 황당한 선거 캠페인 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1분 가량 되는 영상에서 스콧은 거대한 캐나다 구스를 타고 등장한다. 커다란 양손검을 꺼내 들고는 뛰어내려 용을 단칼에 죽인다. 눈에서 레이저를 뿜어 악당 로봇을 물리치기도 한다. 물론 이 영상은 조잡한 합성이다. 하지만 스콧의 괴짜 캠페인에 캐나다는 물론 전세계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다.

젊은 사업가인 스콧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 영상을 만들었다. 오는 10월 열리는 캐나다 총선에 출마한 그는 온라인 벼룩시장인 ‘크레익스리스트’에서 동영상을 제작해 줄 학생들을 찾았다.

적은 예산 때문에 할리우드 뺨치는 특수효과는 애초부터 기대하지 않았다. 유치하고 황당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 방법을 고심한 끝에 이 영상을 만들게 됐다. 그는 영상에서 “나는 미션 매츠키 프레이저 캐년 지역구에 출마한 무소속 와이어트 스콧이다. 나는 캐나다를 위해 싸우려 여기에 왔다”고 외친다.

황당 캠페인 영상으로 유명해졌지만 공약만큼은 진지하다. 그는 대학 등록금 인하와 사회보장 확대, 캐나다 원주민 지원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의 공식 홈페이지의 선거구호는 ‘경제, 평등, 교육’이다. 그는 내수산업 증진과 친환경 기술 개발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스콧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두 예상하는 대로 무소속 후보로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런 ‘영리한’ 영상을 만들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캐나다 언론들은 “미국의 괴짜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막말과 기행으로 사람들을 괴롭히지만 캐나다의 괴짜 후보는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며 “스콧이 연방의회에 입성할지는 알 수 없어도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된 것만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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