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복면'을 벗는 순간엔 평소보다 더 예쁘고 멋져보일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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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본인들은 땀을 닦느라 정신없는데, 이상하게 평소보다 예쁘고 멋있다.

2일 오후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서는 퉁키를 이긴 고추아가씨가 9대 가왕에 올랐다. 복면을 벗은 퉁키의 정체는 이정이었다. 그는 가왕전에서 콘디션이 좋지 않아 평소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 하는 모습으로 박수를 받았다.

무거운 미식축구의상에 답답한 복면을 벗은 그는 유난히 ‘핸섬’해 보였다. 복면을 벗어 정돈되지 않은 자신의 얼굴에 자신없는지 연신 모자를 고쳐 썼지만 화면상의 얼굴은 평소보다 오히려 말끔하고 선명해 보였다.

이는 솜사탕 강민경도 마찬가지. 3라운드에서 고추아가씨에게 패한 그가 복면을 벗는 순간 판정단은 물론 시청자들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강민경의 뛰어난 미모는 이미 익숙히 알려져 있었지만 이날 방송에서는 땀이 맺힌 상태에서도 오히려 '업그레이드'된 모습이었다.

이러한 ‘탈복면 효과’에는 오랜 시간 쓴 복면을 벗고 얼굴을 드러내는 해방감과 그 순간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판정단의 놀란 얼굴을 보는 기쁜 심정까지 포함된다. 오랜만이거나, 처음으로 대중앞에 선 복면가수에게는 가수로서 따듯한 박수를 받는 희열도 있다. 또한 오로지 목소리로만 무대에서 자신의 매력을 뽐낸 이의 성취감도 유난히 밝고 시원한 얼굴을 만들어내는 효과로 분석할 수 있다. 유일무이한 포맷을 가진 ‘복면가왕’의 무대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즐거움인 셈이다.

5월 31일 방송에서 복면을 벗은 김슬기의 아름다운 미소 역시 비슷한 효과로 오랫동안 회자됐다. 코믹한 이미지의 그를 ‘예쁜 얼굴’로 기억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복면가왕’에서 복면을 벗고 드러낸 얼굴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방송 후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보인 얼굴에 ‘스스로도 놀랐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그는 "모니터를 해보니 미소 짓는 제 모습을 보고 저도 놀랐어요. 아무래도 그것이 곧 노래가 가진 힘인 것 같아요“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복면가왕’의 무대는 가수나 비가수 모두에게 특별하다. 이미 박수에 익숙한 가수들에게도 색다른 의미를 안겨준다.

강민경은 “보컬그룹으로 데뷔를 했고, 노래하는 프로그램에도 많이 나갔음에도 아직 내 노래에는 많이 관심이 없으신 것 같아 속상한 적이 많았다”며 “겉모습만 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복면을 쓰고 내 목소리만 들려드릴 수 있는 무대라는 점이 좋았고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이정 역시 “‘복면가왕’ 안에서 퉁키로 노래하는 동안, 이정으로서 노래하던때와는 다른 것들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가수를 해야하나’, ‘음악을 왜 하고 있나’라는 중대한 기로에 서기도 했지만 ‘복면가왕’에 출연하며 용기를 냈다. 그는 “나를 ‘방송인’으로만 기억하는 분들게 복면안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들려드리고 싶었다”는 사연을 전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js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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