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베이징 겨울올림픽 유치한 날 ‘승진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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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베이징의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중화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에 새로운 동력을 얻었고 자신의 권력을 더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어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달 3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총회를 열고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베이징을 선정했다. 베이징은 총 85표 중 44표를 얻어 40표를 얻은 카자흐스탄 알마티를 제쳤다. 1표는 기권이었다. 이에 따라 베이징은 2008년 하계 올림픽에 이어 동계 올림픽까지 유치한 최초의 도시가 됐다. 올림픽은 베이징과 옌칭(延慶)현, 허베이(河北)성 장자커우(張家口)시가 공동으로 치른다.

 시 주석은 베이징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직후 축하 메시지를 통해 “모든 인민이 힘을 합해 (베이징)동계 올림픽을 가장 멋있고 비범하며 탁월한 대회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투표 직전 IOC 위원들에게 영상메시지를 보내 “2022년 동계올림픽이 중국에서 개최된다면 중화문명과 세계 각국 문명 간의 교류에 도움이 되고 중국인들은 세계에 공헌하는 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동계올림픽을 통해 중화부흥의 동력을 얻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로 시 주석의 권력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강력한 부패척결로 시 주석에 대한 인기가 치솟는 가운데 올림픽 유치까지 성공해 절대적인 여론의 지지를 얻게 됐기 때문이다.

 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지난달 31일 시 주석은 왕관중(王冠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 등 자신의 측근 10명을 상장(대장에 해당)으로 승진시켰다. 또 같은 날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貴州)성 성장을 당서기로, 자오커즈(趙克志) 전 구이저우성 서기를 허베이성 서기로 각각 임명했다. 천 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2003~2007년)를 지내는 동안 선전부장을 맡아 시 주석을 보좌했다.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시 주석의 측근들이 대거 요직에 기용된 것이다.

 올림픽 유치에 따른 경제·사회적 효과도 예상된다. 신경보는 1일 이번 올림픽 유치로 앞으로 6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대기 오염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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