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재소자 1명에 쓰는 돈…1년차 직장인 연봉보다 많다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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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재소자들이 더 속 편하다. 어렵게 돈벌이를 하면서도 늘 주머니 걱정을 해야 하는 일반인들 보다 형편이 더 나아서다.

23일 연방법무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교도소 수감자 1명에게 쓰이는 돈은 연간 4만7000달러다. 뉴욕주(5만6000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뒤를 이어 미시간주(3만4000달러)가 재소자에 쓰는 돈이 많았다.

캘리포니아주의 연간 재소자 소비 금액은 1년차 직장인들의 평균 연봉(약 4만 달러)보다도 더 많다. 국립교육협회가 밝힌 전국 중·고교생의 연평균 소비 규모(9000달러)의 5배 이상이다. 캘리포니아주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인 5만 달러와도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법무부는 "의식주와 의료비, 기타 활동에 드는 돈"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한 한인 기업에 취업한 이모씨는 "대학 교육을 받고, 비교적 법을 잘 준수하고 살아 왔다. 내 연봉보다 범법자인 재소자들이 쓰는 돈이 훨씬 많다고? 말이 안 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LA에서 소형 마켓을 운영하는 로버트 켄씨도 "매달 참 힘겹게 살고 있다. 그래봤자 남는 돈은 거의 없고, 간신히 먹고 산다"며 "재소자들의 마음이 더 편할 때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교도소에는 현재 13만7000여 명이 수감돼 있다. 주정부는 매년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수감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가석방을 늘리고 있다. 가석방으로 출소하는 인원은 매년 11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주민들은 가석방에 대해 반발이 심하다. 한 시민단체의 대표 세라 허트니씨는 "강력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죄값을 제대로 치르지도 않고 나와 또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돈을 제대로 쓸 줄도 모르고, 범죄자들을 풀어놓기만 하는 주정부의 무능력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둬 놓자니 큰 돈이 들고, 풀어 놓자니 위험하고…. 미국 교정시스템의 딜레마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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