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가장 큰 걱정 “국민연금 고갈” 39.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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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급속한 고령화로 가장 걱정하는 문제는 국민연금 고갈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일 내놓은 ‘고령화 사회에 대한 국민인식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39.7%가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국민연금 고갈에 따른 노후 불안’을 꼽았다. 여기엔 국민연금 적립금이 2043년에 줄기 시작해 2060년께 고갈될 것이라는 각종 전망(국회 예산정책처)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둘째로 많은 응답이 나온 것은 ‘노인 인구 부양을 위한 세금 증가’(26.9%)였다. 다음은 ‘복지 혜택의 축소’(12.7%)와 ‘노동력 부족’(12.1%), ‘세대 간 갈등 증대’(8.3%)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4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국민 대부분은 고령화에 대한 대비를 잘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정부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고령화에 얼마나 잘 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15.6%만이 ‘그렇다’고 답변했다. 또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세대에 대한 부양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51.4%가 ‘정부’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고령화로 인한 재원 마련을 위해 연간 10만원씩 세금을 더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얼마를 내겠느냐는 질문에 ‘10만원을 내겠다’는 응답은 16.1%에 그쳤다. 금액별로는 3만원이 29.5%로 가장 많았고 5만원이 26.6%였다. 아예 ‘부담을 할 용의가 없다’고 답변한 사람도 20.1%에 이른다.

 조병구 KDI 선임연구위원은 “표면적으로 3만~5만원을 내겠다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실제로 필요한 만큼 세금을 내겠다는 이는 16.1%에 불과하다”며 “고령화에 따른 복지지출 증가로 세 부담을 늘려야 하지만 아직 국민 대다수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 등 10개 연구기관은 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고령화·저성장시대 우리는 준비돼 있는가’라는 정책세미나를 열고 설문조사를 포함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세종=김원배 기자 oneb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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