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트아동복지회 후원자 호방숙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 동대문구 상봉동 비탈길에 있는 단간 전세방. 번듯한 가재도구 하나 없어도 깔끔하게 정돈된 방안이 호방숙씨(36) 의 면모를 짐작케 한다.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것』이라는 마태복음 25장에 따라 그가 홀트아동복지회의 후원자가 된지도 어언 8년째. 신학대학생인 남편이 세일즈 아르바이트를해 생계를 꾸려가는 넉넉지 않은 살림속에서도 매월 1만2천원을 떼어 버려진 두 아이의 뒤를 보아주고 있다.
그가 후원자가 된 것은 자신이 교육을 받고 사회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있던 것은 스스로 많이 가져서가 아니라 환경이 주어진 때문이라고 여기면서 소외당한 사람들에게도 더 좋은 환경을 베풀어 주어야한다고 생각한 때문.
후원자가 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미장원에 간적이 없어 그의 머리는 늘 생머리다.
지금까지 그가 후원해온 아동만도 줄잡아 20여명. 『정들만 하면 입양돼 가는 것이 늘 마음 아프다』 고.
『아이들을 자주 찾아보지 않으면 그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그는 그래서 1년이면 적어도 5∼6번은 후원아동을 찾아 나선다. 후원아동 방문때는 가급적이면 이웃 친지들과 함께 가도록 하는데, 이렇게 해서 새로운 후원자가 된 사람도 10명이나 된다고.
『아이를 버린 부모를 미워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들도 그런 환경에 놓여진다면 그럴 수 밖에 없을거예요.』그래서 그는 버려진 아이들은 모두「우리가 뿌린 씨」이며 따라서 이는 공동의 책임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한가지. 「우리 아이들」이 가급적 심리적 갈등을 덜 느끼도록 국내 입양으로 해결돼야한다는 것.
미혼시절 입양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했던 그는 남편이 빨리 공부를 끝내고 자리잡아 자신도 입양해오는 것이 꿈이다.<홍은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