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군 아이 129명 학살…남아는 거세, 여아는 강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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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내전으로 난민이 된 남수단의 어린이들]

 
지난달 남수단에서 129명의 어린이들을 남아는 거세하고 여아는 강간한 뒤 학살했다고 유엔아동기금(UNICEF)이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앤서니 레이크 유니세프 남수단지역 책임자는 성명서를 통해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달 남수단에서 3주 만에 129명이 살해됐다”며 “남자 아이들은 거세해 피를 흘리며 죽게 내버려 뒀고, 여자 아이들은 집단 강간하고서 죽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은 목이 잘리기 전에 함께 묶여 있었고, 불타는 건물에 던져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레이크 책임자는 “약 1만3000명의 아이들이 정부군과 반군 양측의 전투에 동원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아이들이 가하는 폭력이 육체적ㆍ심리적으로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 차원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한 이런 폭력은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수단 정부는 그러나, 유니세프의 발표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남수단군 대변인 필립 아구에르 대령은 AP통신에 “유니세프의 보고 내용이 사실인지 의심스럽다”며 “그런 잔혹 행위를 하는 것은 남수단 문화가 아닌 만큼, 전면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에서는 2013년 12월 살바 키르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과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반군 세력의 유혈 충돌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남수단 주민 수만 명이 사망하고 약 19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수단 정부와 반군은 지난해 초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휴전협정에 서명했지만, 짧게는 수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 만에 번번이 협정이 파기됐다. 인권 운동가들은 정부군과 반군이 모두 민간인에 대해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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