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대를 잇는 건 옛말…남편이 부인의 성 따르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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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서구권 나라는 부인이 결혼 후 남편의 성을 따른다. 그러나 최근 여성이 결혼 후에도 자신의 성을 지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BBC에 따르면 2013년 결혼한 할리우드 배우 조 살다나와 남편 마르코 페레고는 두 사람 다 성을 살다나로 바꾸었다. 네티즌들이 관심을 갖자 그녀는 대단히 특이한 현상이라고 여겨져야 되는 것이 이상하다고 했다. 조 살다나는 페이스북에 “남성들이여, 자기의 성이 사라진다고 자신의 존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남성성을 다르게 정의 내리자”라고 썼다. 그녀는 자기 부부의 선택이 단순한 가십거리가 아니고 사회 전반적인 인식을 바꾸는 현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과거 서양에서 가문을 이어가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영국 남성 벤은 성을 코힐에서 아내의 성인 마틴으로 바꿨다. 이에 대해 벤의 누나는 가문의 대가 끊기는 것을 걱정했다. 벤은 “나라는 사람은 여전히 존재한다. 어떤 성을 택하는 것이 나의 삶에 큰 차이가 없다”라고 대응했다고 한다.

부인의 성을 따르는 남편이 생기고 남편의 성을 좆는 여성의 수는 점차 줄고 있다.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2004년 논문에서 1970년 이후 페미니즘의 대두와 여성의 사회참여에 맞물려 대학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편과 부인의 성을 합치는 경우도 있다. BBC 프로듀서 앤디 브라운은 핼랜 스톤과 결혼 뒤 브라운스톤스라는 새로운 성을 만들었다. 앤디는 결혼 후 바뀐 성이 새로운 종족을 만드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고 했다.

박준영 인턴기자(미 브렌다이스대 사회학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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