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여학생, 하버드·스탠퍼드 ‘동시 입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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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한국인 여학생이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 ‘동시 입학’하는 전례없는 대접을 받게 됐다. 지난해 말 하버드대에 조기 입학했던 김정윤(18·버지니아 토머스제퍼슨 과학고·사진)양이 스탠퍼드대에서도 입학을 요청받아 두 학교를 나눠 다니게 됐다. 당초 하버드대로 결정했던 김양을 놓고 스탠퍼드대도 합격 통지서를 보냈고, 이에 따라 두 학교 측은 김 양이 나눠서 두 대학에 다니는 파격적인 방안을 제안했다.

 김양은 2일(현지시간) “두 대학의 교수님들과 상의해 스탠퍼드대에서 첫 1∼2년을 공부하고 이후 하버드대에서 전공과 연구를 이어가 나머지 대학 생활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학교는 김양에게 수업료와 기숙사비를 포함해 연간 6만 달러가 넘는 학비를 전액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종 졸업학교는 김양이 두 학교를 다 다녀본 뒤 결정하기로 했다. 김양의 가족은 동시 입학이라는 제안이 믿기지 않아 두 학교 측에 공식 문서를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김양은 지난해 5월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주최한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해 ‘컴퓨터 연결성에 대한 수학적 접근’이라는 결과를 내놓으며 MIT·하버드대 등의 수학 교수들로부터 크게 주목받았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김양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만나자는 뜻을 알리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와이파이로 지구촌 오지까지 세계를 하나로 묶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너의 수학적 이론이 도움이 될 것 같다. (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로 올 수 있냐”고 물었다고 한다. 김양이 “가고는 싶은데 엄마가 허락할 것 같지 않다”고 하자 저커버그는 파안대소하며 “그럼 조만간 중간지점에서 만나기로 하자”고 대화를 마쳤다는 후문이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한인 여학생, 하버드·스탠퍼드 동시 입학’ 보도
사실과 달라 독자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립니다

중앙일보는 6월 4일자 24면에 ‘한인 여학생, 하버드·스탠퍼드 동시 입학’ 기사를 실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의 토머스 제퍼슨 과학고 3학년인 김정윤양이 지난해 말 하버드대에 조기 합격한 이후 스탠퍼드대에 동시 합격했고,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의 요청에 따라 두 대학을 2년씩 다닌 뒤 김양의 뜻에 따라 졸업 학교를 정하도록 하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본지가 두 대학에 문의한 결과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두 대학 측은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서 동시에 배우거나 기간을 나눠 배우는 식의 프로그램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버드대 측은 기사에 거론된 여학생 김정윤양 가족이 제시한 합격 편지에 대해 “위조라고 확인한다”며 “김양은 하버드대에 합격하지 않았고 앞으로 다니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탠퍼드대 측은 “언론에 거론된 스탠퍼드대 교수 중 누구도 김양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바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 기사를 처음 보도한 워싱턴 중앙일보의 전영완 객원기자는 “김양 가족으로부터 두 대학이 보냈다는 합격 편지 및 김양이 하버드·스탠퍼드대 교수들과 주고받았다는 e메일 등 20여 페이지의 문건을 받아 이를 근거로 기사를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김양을 지도했다고 가족들이 주장한 하버드대 조셉 해리스 교수는 워싱턴 중앙일보의 문의에 “김양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김양의 아버지 김정욱씨는 “미국에 도착하는 대로 상황을 파악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알려왔습니다.

 본지는 사실 확인을 끝까지 하지 않고 보도해 독자들에게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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