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치고자하는 학생 보호목적"|서울대 이현재총장과의 일문 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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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학내 경찰투입을 요청하게된 배경과 결정과정은
▲학원자율화조치후 학내에서 교수와 학생의 연구나 교육을 방해하는 사태가 속출했으나 대학당국은 자율화정신에 입각해 웬만한 학생활동은 묵인, 혹은 용인해 왔다.
그러나 최근 학원안팎에서학생들의 시위열기는 끊임없이 높아졌고 급기야는 서울대사상 유례없는 수업및 시험의 집단거부사태까지 빚게되었다.
다수의 교직원과 학생들은대학의 생명을 위협하는 수업및 시험의 집단거부, 혹은방해사태를 수습하기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이제 그 한계를 느껴 경찰의학내투입을 요청하게 된것이다.
경찰의 학원투입은 시험거부및 방해행위를 제지하는 효과도 있지만 시험을 치르고자하는 학생들을 보호하자는 적극적인 의미가 더 크다.
이같은 목적이 달성될때 경찰은 학내에서 즉각 철수할것이다.
-서울대의 경우 이번 조치가 학원자율화의 포기를의미하는 것인가.
▲학원자율화의 첫 조치가학원에서의 경찰력철수였기때문에 그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과격해진 학생시위가 위험수위에 이르렀기 때문에 일시적인 제동을 걸지는것이지 장기적으로는 학원자율화를 이루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
마치 경제에 있어서 2대지주인 안정과 성장이 극심한 불균형을 빚을때 적절한대응조치를취함으로써 균형과 조화를 찾아 발전하도록 한다는 것과 같다.
-경찰투입후 학생들이 계속 시험을 거부할 경우 후속조치는 무엇인가.
▲학생들의 지성을 믿고있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는다.학생들이 학교측의 조치를 이해해 시험응시율이 높아질것으로 생각한다.
기대와 달리 학생들이 계속 시험을 거부하면 그때 가서 다른 조치를 생각해 보겠다.
-시험거부 학생에대한 구제책은 있는가.
▲학칙등 규정에따라 처리하겠다는 것이 기본입장이지만 성적처리는 교수의 고유권한이므로 교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일률적인 지시를 내릴 생각은 없다.
-경찰투입과 함께 취해질학교측의 조치는.
▲학생지도를 꾸준히 강화함으로써 대학인의 노력에 의해서만 학원이 정상화될수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시험거부를 선동하거나방해한 학생에 대한 학교측의조치는.
▲케이스별로 학칙에 따라 경중을 가려 처리하겠다.
-경찰투입요청전까지 과연교수들은 학생지도에 전력을다했다고 생각하는가.
▲최선의 노력이 반드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아니라는 생각이다.
교수들은 그동안 연구나 수업이외에 자기시간도 갖지못하고 학교에 남아 학생지도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한다. 교수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사태에까지 이른데대해 총장으로서 교수들에게 더욱 송구스러울뿐이다.
-최근 학생들의 요구중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있는 학생회인정에 대한 학교측의 입장은.
▲지금까지 기회있을때마다 언급해온것처럼 학생회는 절대 인정할수 없다.
-끝으로 사회나 학생·학부모에게 당부할 말은.
▲서울대에 대한 사회의 기대가 크다. 사회각계에 부탁드리고 싶은것은 아직 사회적 학문적으로 미성년자인학생들이 면학에 전념할수있도록 지도하고 성원해주기바란다.
또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학교생활이 하루의 4분의1에불과하다는 점을 감안 교외생활에 더욱 관심을 갖고 지도해주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청년기의 이상주의로 현실을 무시하는 잘못을 범하기 쉬우나 이상에 도달하는 토대가현실이라는점을 감안, 지나친이상주의에 빠지지 않는 냉철한 이성을 가져주기 바란다.
중국공산주의의 아버지로불리는 진독수가 남긴 『청년의죽음이 가장 아까운 죽음이다』 라는 말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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