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닥 "아시아시장 과소평가는 실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아시아, 특히 중국 시장을 과소평가한 것이 우리의 실수였다."

코닥의 최고경영자(CEO)인 안토니오 페레즈(사진)는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늦었지만 지금은 서구 중심에서 아시아 중심으로 사업을 재정비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시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며 "여전히 많은 유럽과 미국의 기업들이 서구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위기의 코닥에 구원투수로 기용된 페레즈의 이같은 발언은 과거 코닥의 뼈아픈 실책에서 비롯됐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 본사를 둔 코닥은 전통적인 필름 사업에 치중하다 디지털 전환이 늦었다.

게다가 코닥은 유럽과 미국에서의 필름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과 인도를 목표로 삼았다.

유럽과 미국에선 디지털 카메라 등으로 전환한 반면 중국.인도에선 필름 사업을 강화한 것.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페레즈는 "중국 소비자들이 의외로 디지털 시장에 빠르게 적응했다"며 "우리는 중국과 아시아 소비자를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중국 등 아시아에서 디지털 카메라가 부착된 휴대전화가 빠르게 보급된 것도 코닥의 예상을 빗나가게 만들었다.

코닥은 뒤늦게나마 디지털 제품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아시아 시장 책임자를 미국인에서 20대 후반의 젊은 중국인으로 교체했다. 현지화 전략으로 일본의 소니.캐논을 따라잡기 위한 것이다.

페레즈는 "가전 시장에서 전 세계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선 이젠 아시아 시장에서 괄목한만한 성적을 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