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15 세계교육포럼 행사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성 회장과는 충청포럼의 회원으로서 몇 번 참여한 일이 있고 장학재단을 설립해 많은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일도 있기 때문에 국내에 있었을 때는 꽤 여러차례 만났고 유엔 사무총장으로 있으면서 거리가 떨어져 있으니까 서울에 들어오는 계기에 간혹 만난 사이가 있고 잘 알고 지내왔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개인적으로는 성완종 회장이 극단적인 결단을 해 불행하게 삶을 마감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가족에게도 따듯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이어 "그러나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직분 수행에 최선을 다해왔고 약 8년반 동안 재직하는 동안 한국 국내 정치에 관심을 가진 일이 없다. 또 그런 여력과 겨를도 없었다. 성 회장을 포함한 어느 누구와도 국내 정치에 대해 협의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성 회장과 특별한 관계가 없고, 둘이 앉아서 (정치 관련) 그런 논의를 하는 사이가 아니다"고 했다.
반 총장은 최근 조카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도 "경위 여하를 불문하고 이런 문제가 불거져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대단히 민망스럽다"며 "제 조카의 사업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하고 또 관여한 일도 없고 저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여러가지 국제 사회의 많은 일을 하고 있고 국제사회가 저한테 기대하고 있는 일이 많다.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데 공연히 여러가지 불필요하거나 정확하지 않은 추측을 함으로써 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으니 자제해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서도 여러 보도를 봤다"면서 "국제 정치와 국내 정치는 여러면에서 다른 점이 많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국내 정치는 제 소견으로는 한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분들이 국민의 판단을 받아서 역할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 기회를 빌려 부탁하는데, 저에 관한 추측이나 제 정치 행보가 어떻게 될 것인지 여론조사를 한다든지 하는 것을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내년 임기가 끝날 때까지 촌음을 아껴가며 환경 기후 변화와 인권 보호 같은 중차대한 인류가치 인류를 위한 일에 모든 힘을 바치겠다. 임기를 마치고 고국에 돌아와 인사를 드릴 때 자랑스럽게 인사를 드릴 수 있고 또 여러분들도 저로부터 보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