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 ″서울까지 물자수송〃고집|남북적 실무접촉 결렬″21일 다시 만나자〃…일방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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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판문점=김현일 기자】북 적 측의 수재물자 인도·인수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18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한 적십자 실무접촉은 북한측이 물자를「서울까지 직접 수송하겠다」고 고집하다가 일방 퇴장함으로써 회의 시작 6시간35분만에 결렬됐다. <관계 기사 3, 4, 6면>
이날 판문점 회의실에서 있은 접촉에서 우리측은 북한측의 육로수송을 비롯한 거의 모든 제의를 수락하는 등 회담성사를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으나 북한측이 선전효과만을 노려 세계 적십자 연맹 재해 구호 편람을 무시하고 서울까지 물자를 직접 수송하겠다고 억지주장을 계속함으로써 결렬된 것이다.
우리측은 적십자사의 국제관례와 수재민의 감정 등을 감안, 육로수송의 경우 판문점까지만 갖다달라고 요청했으나 북한측은 이에 응하지 않고 서울까지의 육로수송을 고집했다. 북한측은 입장이 궁색해지자 『상부지시가 필요하다』며 평양까지 다녀오는 시간 등을 참작, 21일 상오10시 판문점에서 다시 만나자 면서 퇴장했다.
이영덕 한적측 수석대표는 접촉결렬 후 성명을 통해 『우리측은 북적측의 물자인 도장소로 육로인 판문점 등을 추가하는 등 모든 것을 받아들였으나 북한측은 서울까지 직접 싣고 오겠다고 고집하면서 오늘 중 마무리짓자는 우리 주장에도 불구하고 21일 만나자는 말만 남긴 채 일어나 버렸다』고 경위를 밝히고 『진정으로 물자를 전달할 의사가 있으면 쓸데없는 단서를 달지 말아야 하는데 북한측의 무리한 고집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 대표는 북한이 진정으로 의사가 있다면 9월중에 물자를 인천·북평·판문점까지 가져갔으면 한다고 말하고 북한측이 구체적인 물자운반계획을 72시간이내에 연락해 준다면 우리측에 들어오는 물자수송을 위한 인원·배· 자동차의안전과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표는 이날 하오 실무 접촉이 결렬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측이 21일 다시 접촉하자고 제의한데 대해『재 접촉 제의에 합의해 준비가 없으며 북한측의 기본적인 태도에 변경이 없는 한 21일 접촉제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오 접촉에서는 해상운송의 경우 인천과 북평 항을 이용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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