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 교섭과정서 시간 끌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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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신성순 특파원】북한측의 판문점 회담제의에 대해 일본 아사히(조일)신문은 북한측의 이례적인 빠른 반응에 놀라움을 표시하고 한반도 긴장완화를 바라는 한국 측의 평화 공세가 제1단계에서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요미우리(독보) 신문 등은 종래 남북대화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실제 교섭이 시작되면 북한측은 어떤 식이든 조건을 붙여 시간을 끌고 합의를 피하는 등 한국 측에 책임을 전가한 사례가 많은 만큼 과연 이번 회담이 결실을 거둘 지에 대해 아직 낙관을 불허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 신문들은 회담진행에 대해 불투명한 전망을 하면서도 일본의 관계전문가들은 그동안 경제원조에 관한 제의가 한국 측에서 5차례, 북한측에서 5차례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제의가 적십자회담으로까지 진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을 지적, 기대를 표명하고 있다.
한편 독매 신문은 남북간 대화가 급진전되고 있는데 대해쌍방에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 우선 북한측은 권력상속과정에 있는 김정일의 위대함을 내부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으며 민족·동포애를 과시하면서 국제적으로 긴장완화에 대한 노력을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한국 측으로서도 이미 경제력에서 북한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만큼 국내에 이로 인한 동요는 있을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북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도량을 보일 수 있고 나아가「한·미·일3국 군사동맹형성」을 비난하는 소련에 대해 남북대화에의 노력을 보이는 한편, 북한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중공에 대해서도 좋은 인상을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정치적으로도 내년 초로 예상되는 총선거에서 결과적으로 여당 측에 호재료로 작용, 정치의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 신문은 그 근거로 중앙일보 등 국내신문들이 한국정부의 조치를 높이 평가한 것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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