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전망의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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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의 발견/양진오 지음, 실천문학사, 1만2천원

인간을 오로지 욕망의 주체로 규정한 프랑스 담론, 기원은 존재하지 않으며 패스티시화된 현실만 존재할 뿐이라고 주장하는 미국 중심의 포스트모더니즘 등 1990년대 한국사회를 장식했던 거품들이 빠진 자리에 다시 리얼리티가 문제가 된다는 입장에서 문학의 미래를 점쳐 본 평론집.

저자는 90년대 여성문학의 득세가 남성작가들이 변화하는 감수성에 부합하는 미학적 형식을 신속하게 만들어내지 못한데 비해 감각·감성·이미지를 지향하는 여성적 글쓰기가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적 제도를 비판하고 제도 속에 갇힌 여성의 욕망을 드러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적지 않은 여성작가들이 서사보다 감각과 기억, 이미지에 지나치게 기대다 보니 생명력을 잃고 있다. 『외딴방』 이후 주목할 만한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신경숙이 대표적이다.

반면 인간의 성장은 성숙으로서의 성장이 아니라 반복으로서의 성장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은희경의 『마이너리그』는 매력적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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