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문학」6집, 『옹메듭…』등 농민들 창작시 실어|문인만의 "단골" 농민·근로자들의 참여 확대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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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전에서 나오는 문학 무크지 『삶의 문학』 은 최근 나온 제6집에서 「농촌현장과 농민문학」 이란 특집을 마련하여 농민들의 농촌 현실에 대한 글과 집단 창작 시를 실었다.
『삶의 문학』 의 이러한 시도는 문학을 문인들만이 창작하는 것으로 두지 않고 생산자인근로자·농민들이 직접 만들어보도록 하는 문학의 확대를 위한 운동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농촌현장을 쓴 글로는 농부 김장순씨 (62) 의 「진정서에 얽힌 사연」 「보리갈이 기피증」「미영골 양반」 등이 있다. 김씨는 상수도를 만들려다 실패한 경험 등을 쓰고 있다.
농민의 집단 창작 시는 「옹메듭도 풀구유」 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농민에 의한 농민문학을 폭넓게 문화장치 속에 수렴하겠다는 생각에서 『삶과 문학』 동인들이 농촌현장에 가서 끌어낸 시다.
먼저 한 표본마을을 선정, 농한기를 이용해 주민들과의 연대감을 형성했다. 어느 정도 자연스러워진 뒤에 농민들의 이야기가 터져 나왔고 그것을 녹음하여 각 소재별로 분류한 뒤 농민들의 어투를 그대로 살린 채 행만을 나누어 시적 모습을 갖추었다. 그리고 농민들과 밤새워 그것을 같이 읽고 농민들의 지적에 따라 수정하였다.
「옹메듭도 풀구유」 라는 큰 제목 속에 포함된 「밀농사는 누가 짓나」 라는 소제목의 농민들의 시를 보자.
『그나저나 큰 일여, 올해(84년) 부텀은 밀매상을 안헌댜./시내 가 보믄 늘어나는게 한집 건너 빵집인디/밀가루는 워니 가나 환영인디 말여/웨덜밀농사는 타박인지 알다가두 모르것어/미국선지 워디선지 수입혀 온댜 그 이믄 갖구 정치헌다느디…. 』
이렇게 쓰여진 농민집단 창작 시는 바로 한마을의 노래이자농민들 자신의 표현이었다고 동인들은 말하면서 그들이 시로써 자기표현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을 때 농민들의 진지한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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