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준석·김민우 끝내준 두 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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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홈런의 날이었다. 프로야구 KIA는 김민우(36)의 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앞세워 3연승을 달렸고, 롯데는 최준석(32)의 끝내기 솔로포로 넥센을 이겼다.

 김민우는 13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홈경기에서 6-8로 뒤진 연장 10회 말 kt 장시환으로부터 좌월 끝내기 3점홈런을 터뜨렸다. 2002년 프로 데뷔 후 13년 만에 처음 끝내기 홈런을 때린 김민우는 “8회 장시환과 상대할 때 직구에 밀리는 느낌(중견수 플라이)이었다. 직구를 다시 던질 것으로 생각하고 히팅포인트를 앞에 뒀다”며 웃었다. 이날 6번타자·2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민우는 결승 홈런을 포함해 5타수 4안타·5타점으로 활약하며 9-8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민우는 지난 6일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다. 김기태 KIA 감독은 “김민우가 스프링캠프 때부터 정말 방망이가 맞지 않더라. 2군에서 타격감을 조율하고 왔으니 잘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민우는 짜릿한 한 방으로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김민우의 대포가 나오기 전까지 경기는 어지럽게 진행됐다. KIA 벤치는 5-5이던 9회 초 1사 2, 3루에서 왼손투수 심동섭이 던질 때 3루수 이범호에게 포수 뒤로 이동하라고 지시했다. 하준호 타석 때 고의볼넷 사인을 냈는데 폭투가 나올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그러나 강광회 주심은 “인플레이 상황에서 포수를 제외한 모든 야수는 페어지역에 위치해야 한다(야구규칙 4.03)”며 이범호를 제자리로 돌려보냈다.

 심동섭이 고의볼넷을 내주고 만루가 되자 윤석민이 등판해 박경수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5-5이던 연장 10회 초 2사 1, 3루에서 kt 이대형의 땅볼이 내야안타가 되면서 윤석민은 뼈아픈 실점을 했다. 이어 신명철이 2타점 3루타를 때려 KIA는 10회 초에만 3점을 내줬다.

 5-8로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KIA의 10회 말 공격이 시작됐다. 강한울의 3루타와 필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은 뒤 이범호의 볼넷으로 2사 1, 2루가 됐다. 여기서 김민우의 극적인 홈런이 터졌다. 덕분에 연장 10회 등판해 아웃카운트 1개만 잡았던 KIA 홍건희는 2011년 데뷔 후 첫 승을 거뒀다.

 부산에서 롯데는 9회 말 최준석의 끝내기 홈런으로 넥센을 9-8로 이겼다. 롯데 심수창은 8회 등판해 1과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했지만 행운의 구원승을 따냈다. 심수창은 2011년 8월 27일 이후 1355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서울 잠실에서 LG는 4타수 4안타(1홈런)·1타점을 기록한 정성훈을 앞세워 6-2 승리를 거뒀다. 시즌 처음으로 1번타자로 나선 정성훈은 넥센 유한준(0.378)을 제치고 타격 1위(0.381)에 복귀했다.

광주=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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