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집 여종업원에 1억원 팁을"…뉴욕 미술품수집가의 유언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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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급 미술품 수집가가 세상을 떠나면서 수십년간 단골이었던 식당 여종업원에게 자신의 유산 10만 달러(1억950만원)를 ‘팁’으로 남겼다. 미국 일간지 뉴욕포스트는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난 미술품 수집가 로버스 엘스워스의 유언장을 보도하면서 이와 같은 내용을 전했다. 유언장에서 엘스워스는 여종업원의 이름을 몰랐는지 “도노휴 스테이크 하우스의 마우린과 마우린의 조카”에게 각각 5만 달러씩을 유산으로 남긴다고 밝혔다.

엘스워스의 유산을 받게 된 여종업원 모린 도노휴 피터(53)는 “엘스워스가 나한테 유산을 남길지는 꿈에도 몰랐다”며 “그는 8끼 식사 중 7번은 여기서 해결하곤 했다”며 그를 추억했다.

생전 엘스워스는 자신의 비서를 데리고 와서 베이컨 치즈 등을 점심으로 먹고, 저녁 때는 손님들과 함께 서로인(Sirloin) 스테이크를 즐겨 먹었다. 피터는 “나에게 엘스워스는 손님 그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이 스테이크집은 맨해튼 부촌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위치해있으며, 톰 행크스·브루스 스프링스틴 등 유명 연예인들이 단골로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억 달러(2190억원) 자산가로 알려진 엘스워스는 고등학교를 중퇴해 미술품 수집으로 재산을 축적한 자수성가형 수집가로 이름을 날렸다. 20개가 넘는 그의 생전 자택에는 중국 미술품이 가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스워스는 유언장에 자신이 소유한 유품들을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하버드대, 뉴욕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그는 여종업원 외에도 40년 친구인 입주 요리사에게도 1000만 달러(109억원)의 유산을 남겼고, 집안일을 돌봐준 메이드에게도 각각 10만 달러(1억950만원)씩 남겼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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