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하나로 3아웃 … 강정호, MLB 새 역사 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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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진귀한 수비 기록을 만들어냈다.

 강정호는 10일(한국시간)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타구 하나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내는 트리플플레이(삼중살)를 동료와 합작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야디에르 몰리나가 0-0이던 2회 초 무사 2, 3루에서 안타성 타구를 때려냈다. 총알 같은 타구를 피츠버그 2루수 닐 워커(30)가 멋지게 점프해 잡아냈다. 1아웃을 만든 워커는 2루를 찍으러 달려가다 멈춘 뒤 3루로 공을 던졌다. 홈으로 향하는 3루 주자 조니 페랄타의 귀루가 늦은 걸 간파한 것이다.

 3루수 강정호는 워커의 송구를 잡아 2아웃을 만들어냈다. 그뿐만 아니라 2루 주자 제이슨 헤이워드가 귀루하지 못한 것도 놓치지 않았다. 헤이워드는 워커가 2루를 찍어 자신이 이미 아웃된 것으로 착각했다. 강정호는 헤이워드가 2루와 3루 사이에 있는 걸 보고 재빨리 워커에게 송구해 3아웃을 만들었다. 2루수-3루수-2루수로 이어진 삼중살. 이런 형태의 트리플플레이는 140년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처음 나왔다. 워커의 영리한 판단과 강정호의 침착한 협력이 빛난 수비였다.

 강정호는 타석에서도 좋은 감각을 이어갔다. 2회 말 첫 타석에서 내야안타를 기록한 강정호는 후속 타자의 진루타와 투수의 폭투로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8번 타자 조디 머서의 2루 땅볼 때 득점을 올렸다. 강정호는 3-0으로 앞선 4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안타를 날렸다. 6회와 8회 삼진을 당했으나 강정호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타율을 0.318로 끌어올렸다. 피츠버그는 7-5로 이겼다.

 강정호는 지난 9일 대타로 나와 2타수 1안타를 때렸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타율 3할을 기록했다. 이튿날 멀티히트 행진을 이어간 강정호는 현재 피츠버그 라인업에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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