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민지주의 비판의 계보」논문 낸 경상대강사「사이또·미찌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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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국에 와서 젊은이들에게 외국어로서의 일본어·일본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것은 과거의 불행했던 역사 때문에 우리는 서로들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에 와서 요즈음 비로소 일본과 일본인을 배우고 있습니다.』
「사이또·미찌꾜」(당강미자·41)씨. 경주 경상대 외국어교육과 전임강사인 그는 최근 경상대 논문집에『일본 문예사상에 있어서의 1910년-서설(식민지주의 비판의 계보를 찿아서)』를 발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이 논문에서 한일합병 당시 한국의 황해천·안단번 등이 그 자신과 민족의 운명을 동일시, 절명시를 남기고 독을 마셨던 것에 비해「나쓰메·소오새끼」(경목호석) 「야나가와·구니오」(유전국남) 등 대부분의 일본 지식인들은 한국인의 아픔을 외면하고 식민주의를 두둔 내지 회피했다고 비판.
『오늘날의 일본인들은 근대 일본 지식인들이 찾던 식민지 침략 긍정 사상을 철저히 비판, 반성하지 않으면 한국과의 진정한 이해는 불가능합니다』고 그는 강조한다.
동경근교 무라마시 태생으로 일본여대에서 일본문학을 전공했다. 83년 상대에 부임. 자신의 학교 연구실에서 어느날 척왜란 낙서를 보고 쇼크를 받았다는 그는 한국말을 익혀 많은 한국인과 가슴 터놓고 얘기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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