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국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 10개 중 하나 꼴로 중금속 오염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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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잔디 운동장 유해물질 점검 보고서 보기

전국 초·중·고교에 조성된 인조잔디 운동장 10개 중 하나 꼴로 중금속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무칩 형태의 충전재보다 잔디 잎 모양으로 생긴 파일에 중금속 오염도가 훨씬 심했다.

인조잔디 운동장의 유해성 의혹이 실제로 드러난 것이다. 인조잔디 품질기준은 2010년 제정됐다. 환경단체는 2010년 이전에 설치된 인조잔디 운동장의 중금속 오염도가 심각하다고 꾸준히 문제제기를 했다.

JTBC는 심각한 오염 실태를 담은 ‘인조잔디운동장 유해성 점검 용역 최종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분석 대상인 전국 1037개 운동장 가운데 850곳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 그 중 118곳이 허용기준치를 초과했다. 보고서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의뢰로 시험인증기관인 FITI시험연구원이 작성했다.

특히 충북 가덕초 상야분교장의 경우 잔디 파일에서 검출된 납 성분이 1만1733㎎/㎏으로 허용기준치 90㎎/㎏의 130배에 달했다.

잔디 파일 조사에서 발암물질인 PAHs(다핵방향족탄화수소)가 다량 검출된 곳도 있었다. 울산현대고와 경남창원사포고 등 2곳이 허용기준치를 각각 2.3배, 8.7배 초과했다.

충전재가 중금속 허용기준치를 초과한 곳은 23곳이었다. 특히 강원 간성초는 허용 기준치를 17배 초과해 가장 오염도가 심했다. 점검대상 826곳 중 117곳의 충전재에서 PAHs가 검출됐으며 그 중 44곳이 허용기준치를 초과했다. 경북 동지고가 기준치의 348배를 초과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 관계자는 “대부분(83%)의 운동장에서 납이 검출됐고 충전재보다는 잔디파일에서 주로 나왔다”며 “과거 인조잔디 파일의 녹색 안료에 납이 주로 사용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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