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어머니 폭행한 아들, 입원한 어머니는 진술 거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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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40대 남성이 70대 노모를 폭행해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들의 폭행 사실을 부인하며 애끓는 모정을 보였다.

30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모(41)씨는 지난 27일 오후 11시30분쯤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어머니(76)가 홀로 기다리고 있는 인천 남구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이후 이씨의 집에선 “우당탕” 하는 큰 소리가 들리더니 어머니가 얼굴에 피를 흘리며 밖으로 도망쳐 나왔다. 밖으로 쫓아나온 이씨는 "살려달라"는 어머니를 또다시 심하게 폭행했다.

이씨의 폭행은 지나가는 여성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계속됐다. 병원으로 실려간 어머니는 얼굴에 골절상을 입고 이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를 붙잡아 조사하던 경찰은 곧 난항에 부딪쳤다. 피해자인 어머니가 진술을 거부한 것이다. 경찰이 어르고 달래도 어머니는 "우리 아들은 죄가 없다"며 입을 다물었다.

반면 아들 이씨는 안하무인이었다. "직장을 잃어서 술을 많이 마셨다. 술 때문에 어머니를 때렸는지 기억이 안난다"며 발뺌했다. 경찰은 어머니의 부상이 심한 점 등을 들어 이씨를 존속상해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전에도 어머니를 폭행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어머니가 입을 꽉 다물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이씨는 어머니를 때린 것에 대해 반성도 하지 않는데 어머니는 '아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한 마디만 하고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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