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 특징 제대로 아십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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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매달 50만원씩을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주부 유모 씨는 최근 은행에서 수익률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운용보고서에서 본 1년 수익률은 56%였는데 유씨의 수익률은 이보다 12%포인트나 낮은 44%였던 것. 유씨는 "일반적으로 공표되는 수익률은 거치식을 기준으로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적립식 펀드가 본격 소개된 지 만 3년이 되면서 증권사 등에는 적립식 펀드 환매 요령이나 시기, 수익률 등에 대한 투자자의 문의가 늘고 있다.

◆수익률 차이=적립식 투자의 최근 1년 수익률은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거치식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주가가 계속 올랐기 때문에 연초에 적립분은 수익이 많이 났지만 최근에 부은 돈은 수익이 적어 종합적으로 거치식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제로인의 손승완 조사분석팀 과장은 "앞으로 주가가 내리거나 오락가락하면 반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적립식은 주가 부침을 겪으면서 장기로 투자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적립식 투자에서 조금이라도 수익률을 높이려면 주가가 내릴 때 많이 붓고 주가가 오를 때 적게 붓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최적의 투자 시기를 찾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에 같은 금액을 납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미래에셋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후 1년간 인디펜던스 주식형 펀드에 월 100만원씩을 꼬박꼬박 넣었을 경우 수익률은 21.6%였다. 반면 나름대로 시기를 조정해보려다 주가 흐름과 반대로 투자를 한 경우의 수익률은 18%로 떨어졌다.

적립 시기는 이왕이면 투자자들이 덜 몰리는 월초를 택하는 것이 좋다. 상당수 투자자가 월급을 받는 월말에 펀드로 자동 이체를 하기 때문에 월말엔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환매 요령=환매 시기는 주가 흐름, 다른 투자자의 동향, 돈이 필요한 시기 등을 감안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적립식 투자를 계속하고는 싶은데 당장 돈이 필요하거나 현재 수익률 수준에서 일단 수익을 실현하고 싶다면 부분 환매를 활용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투자한 지 3개월이 안 되면 환매 수수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최근 3개월 투자분을 빼고 나머지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

주식 투자 비중이 50% 이상인 펀드는 오후 3시 전에 환매 신청을 하면 다음날 펀드 기준가를 적용해 사흘 후에 돈을 내준다. 펀드 기준가는 전날 주가를 반영하기 때문에 오늘 주가를 보고 환매를 결심했다면 같은날 3시전에 신청을 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3시를 넘기면 다음날 시장 상황이 반영된 이틀 후 기준가를 적용한다. 주식 비중이 50% 미만인 펀드와 채권형 펀드는 오후 5시를 기준으로 기준가 적용일이 달라진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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