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 '1억 전달자' 회유 보도에 홍준표 "그런 사실, 사전에 몰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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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4일 경남도청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4일 측근들이 ‘1억원 전달자’로 지목된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접촉해 회유를 시도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런 사실은 사전에 몰랐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 만났을 수는 있지만 그것을 회유 운운하는 것은 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홍 지사 측근 A씨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씨와 통화한 사실을 시인했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윤씨에게 전화해 돌아가신 양반(성완종 전 회장)이 니한테 (1억원을) 건넨 것은 부인하기 힘든 상황이냐고 물었더니 ‘힘들죠. 그건 안 되죠’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당시 홍 지사의 당 대표) 경선 살림에 보탰다고 하면 안 되느냐고 재차 물었더니 ‘그게 말이 됩니까’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A씨는 통화 후 사흘 뒤인 지난 15일 이 같은 사실을 홍 지사에게도 알렸다고 했다. A씨는 “행사 참석차 경남도청에 갔다가 홍 지사를 만났다”며 “홍 지사는 자신이 왜 (성완종 리스트에) 끼었는지 궁금해 하면서 윤씨가 자신에게 안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지 묻더라”고 전했다. 홍 지사도 이날 “윤씨와의 통화 내용을 전해 들은 뒤 ‘엄중한 시점이기 때문에 오해할 수 있다. 통화하지 마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지사의 이 같은 언급에도 불구하고 A씨는 또다시 윤씨와 접촉을 시도했다. A씨는 “지난 18일 전화해 서울 도심의 한 호텔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며 “하지만 윤씨가 다시 전화를 걸어와 ‘급한 일이 생겨 못 만나겠다’고 해 실제로 만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오랜 지인에게 연락한 것일 뿐인데, 이를 회유나 압박으로 받아들였다면 그건 그 사람 생각이니 내가 어쩔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 측근이 윤씨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검찰 주변에선 “홍 지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더욱 속도를 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창원 현지에선 또 다른 측근 B씨가 최근 윤씨를 직접 만났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B씨는 이날 온종일 휴대전화를 받지 않았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측근 “경선 살림 보탠 걸로 하자”
윤승모 “그게 말이 됩니까” 반박
홍 “날 걱정해 진상 알아보려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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