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욕심, 남자들이 더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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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여성보다 더 오래 살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24일 발표한 ‘2015년 국민건강 인식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평균 85.3세까지, 여성은 평균 82.6세까지 살기 원했다. 20~59세 남녀 2918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2013년 기준 남성의 기대수명(그 해 태어난 아이가 살 것으로 기대되는 수명)은 78.5세, 여성의 기대수명은 85세다. 남성의 평균 수명이 여성보다 짧기 때문이다.

 남성이 수명에 더 욕심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나세연 연구원은 “남성들의 가족 부양에 대한 의무감이 긴 수명에 대한 희망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하지현(신경정신과) 교수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남성들이 흡연이나 음주 등 건강에 좋지 않은 행동을 상대적으로 많이 해 건강에 대한 염려나 죽음에 대한 공포가 크다. 이런 공포에 ‘나는 오래 살 거야’라며 위안을 삼는 일종의 ‘역공포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성들의 장수에 대한 꿈은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 최근 페이팔의 피터 틸(47),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42) 등 세계적 ‘수퍼 리치’들은 수명 연장을 위한 기술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노화 방지 연구 등에 수천억원씩을 내놓고 있다. 수명 연장 연구에 최근 4600억원을 내놓은 오라클의 창업주 래리 엘리슨(71)은 “죽는 것은 화나는 일이고, 일찍 죽는 것은 정말 화나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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