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쌓기·물레 돌리기 … 도자기 빚고 추억도 빚으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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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24일 개막했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한국도자재단이 주관하는 세계도자비엔날레는 올해 24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38일 동안 경기도 이천 세라피아, 여주 도자세상, 광주 곤지암도자공원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올해 비엔날레에는 전 세계 74개국에서 도자 작가 1470명이 참가했다. 도자비엔날레 중에서 세계 최대 규모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도자비엔날레는 최근 4년간 가을에 열렸는데, 올해는 봄으로 옮겼다. 주요 전시 프로그램과 체험 행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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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뜨려야 도자기다! 이색 전시 프로그램

양민하 작가의 ‘중력’. 허공에 도자기 형체가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이천 세라피아 세라믹스창조센터 2층 전시장. 무게 20g의 양말 50여 개가 잘 개어 있다. 안내 직원이 5m 앞에 놓인 바구니에 양말을 던져 넣으라고 권한다. 양말 모양의 도자기다. 바구니에 집어넣으면 선물을 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도자기가 깨진다고 경고한다. 그래도 던지라고 부추긴다. 이 양말 도자기는 미국의 포레스트 가드(28)라는 작가의 작품이다. ‘도자기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자비엔날레에 맞게 전시 작품도 다양하다. 특히 도자에 대한 편견을 깨는 작품이 많다. 박경순(62) 전시감독은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색’과 ‘협업’이지만, 도자기라는 형식을 파괴하고 변화를 시도한 작품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천 세라피아에는 실체가 없는 도자기도 있다. 컴컴한 전시실 벽면에 화면이 켜진다. 바람이 불고 모래가 흩날리더니 도자기 모형이 만들어진다. 화면에 다가가 손으로 휘저으면 모래가 날리면서 도자기 형체가 사라진다. 프로펠러가 돌아가야만 도자기가 보이는 작품도 있다. 프로펠러에 길이가 다른 실 수천 개가 매달려 있다. 프로펠러를 따라 천이 돌면서 도자기 형태가 만들어진다.

여주 도자세상에는 도자를 소리로 들을 수 있다. 줄에 매달린 도자 조각이 허공에서 서로 부딪힐 때 나는 소리를 들려주는 전시다. 도자에 향을 입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도자기도 있다. 광주 곤지암도자공원에서는 동아시아의 전통 도예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흙이랑 놀자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미국 작가 포레스트 가드의 ‘양말’. 일부러 던져서 도자기를 깨뜨린다.

세계도자비엔날레는 세계적인 도자예술 행사이지만, 어린이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하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지난 행사 때도 인기가 높았던 ‘키즈 비엔날레’다.

이천 세라피아 세라믹스창조센터 1층에서 진행되는 키즈 비엔날레는 이른바 도자기를 이용한 놀이터다. 비엔날레 기간이 끝나도 연말까지 키즈 비엔날레는 계속된다. 흙 모래 쌓기 놀이, 가마 안에서 도자 만들기 체험, 자석이 달린 낚시로 물속의 도자기를 낚는 ‘토야 낚시터’ 등 10여 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비엔날레 기간 초등학생 1만3000원, 어른 2000원. 비엔날레 이후 초등학생 1만5000원, 어른 3000원. 031-645-0664.

이천·여주·광주 등 행사장 3곳에서 모두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많다. 흙 10㎏을 20분 동안 누가 가장 높이 쌓아 올리는지를 겨루는 게임과 흙 5㎏을 가장 길게 만드는 게임도 있다. 두 게임 모두 아이를 동반한 가족의 참여가 높다. 이기는 팀에게는 기념품도 준다. 주말에는 가족 대항전으로 열린다. 무료다.

나만의 도자기를 만드는 체험도 행사장 3곳 모두에서 진행된다. 초벌구이한 머그잔과 풍경에 그림을 그려 넣는 ‘도자 풍경·컵에 그림 그리기’ 프로그램이 인기가 높다. 즉석에서 찍은 사진을 도자에 새겨 넣을 수도 있다. 도자 작가와 함께 물레를 돌리고 흙을 만지며 도자기를 빚을 수도 있다. 풍경 만들기 5000∼1만원, 물레 체험과 나만의 도자기 만들기 1만∼1만5000원.

광주 곤지암공원에서는 ‘클레이 과녁 맞추기’에 참여할 수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흙을 뭉쳐 과녁을 맞히는 게임이다. 무료다.

●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4월 24일∼5월 31일 행사 기간 동안 이천 세라피아, 여주 도자세상, 광주 곤지암도자공원을 잇는 무료 순환버스가 운행한다. 이천∼광주 구간은 오전 10시부터 40분 간격으로, 이천∼여주 구간도 40분 간격으로 하루 5~6차례 순환버스가 출발한다. 행사장 3곳을 모두 방문할 수 있는 통합 입장권을 판다. 어른 1만원, 만 7세 어린이부터 고등학생까지 5000원. 한국도자재단(www.kocef.org)031-631-6501.

●입장권 할인=중앙일보 독자 여러분께 ‘2015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입장권을 선착순 할인 판매합니다. 1매당 1만원을 4000원에 제공합니다. 인터넷 jmplus.joins.com/event에 접속해 구매하시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예약번호가 전송됩니다. 문의 02-751-5586~7.

글=임명수 기자 ims@joongang.co.kr
사진=한국도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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