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시장 개미에 문 열린다…예탁금 없이도 3000만원까지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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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창업기업 전용시장인 코넥스의 투자 문턱이 확 낮춰진다.

기존에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최소 3억원의 예탁금이 있어야 투자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예탁금 잔액과 관계없이 연간 3000만원까지는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또 소액투자자들을 겨냥해 거래단위를 확 줄인 미니 선물·옵션 상품이 3분기 중 도입된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이같은 내용의 코넥스·장외·파생상품 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나온 방안의 핵심은 개인투자자들에 '모험자본 투자' 문호를 열어주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코넥스 시장이다. 현재 3억원 이상인 개인투자자 예탁금 잔액 기준을 5월 중 규정을 고쳐 1억원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또 앞으로 나올 소액투자전용 계좌를 통하면 예탁금 수준과 관계없이 연간 3000만원까지는 투자할 수 있게 된다.

2013년 문을 연 코넥스 시장에는 벤처기업과 창업초기 기업 80개사가 상장돼 있다. 코스피나 코스닥에 비해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이 커 정부는 그간 개인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높여놓은 상태였다.

이 때문에 하루 명균 거래대금도 10억8000선에 그치는 등 거래가 부진한 편이었다. 정부는 이런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코넥스 주식을 편입하는 하이일드펀드에 주는 혜택도 넓힐 계획이다. 기존에는 코넥스 주식 또는 비우량회사채를 30% 이상 편입해야 코스닥 공모주를 우선 배정했지만 앞으로는 코넥스 주식을 2%만 담아도 된다.

이와 함께 중소·벤처기업 비상장법인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인 'K-OTC 제2부 시장'은 27일부터 운영된다. 소액투자자들을 위한 선물·옵션 신상품도 도입된다. 코스피200선물·옵션에 비해 거래단위가 20% 수준인 코스피200미니선물·옵션 상품이 3분기 선보일 예정이다.

예컨데 현재 코스피200선물은 1거래단위가 약 1억3000만원이지만 미니선물은 2600만원 수준으로 낮춰진다. 또 코스닥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상품과 배당지수 선물, 위안화 선물도 순차적으로 나온다.

금융위는 이같은 방안을 포함헤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15개 핵심 과제를 선정하고 연내 순차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 구조개혁, 사모펀드 규제 개선, 퇴직연금 연금화 확대,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 자산운용산업 경쟁력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저금리 시대에 초과 수익을 얻으려는 수요를 감안해 투자자가 자기 책임하에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다만 개인투자자 참여 확대에 발맞춰 투자자 보호 장치도 마련해 갈 것" 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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