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긴장 속 개표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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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마닐라UPI·AP=연합】14일 실시된 필리핀 총선은 개표과정에서 긴장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16일 상오 현재 비공식 개표결과 총1백83개 선거구중 98개 선거구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어 l8년간 장기 집권해온 「마르코스」대통령이 중대한 정치적 패배를 당할 가능성이 짙어졌다.
필리핀 총선의 민간 감시단체인 전국자유선거운동(NAMFREL)은 5%정도가 개표된 현재 여당인 신사회운동당(KBL)의 후보들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선거구는 85개 선거구뿐이며 나머지 98개선거구에서 민주야당연합(UNIDO)과 무소속 후보들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집권여당측은 몇몇 대도시를 제외한 1백 여개 선거구에서는 여당이 우세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비공식 개표결과가 공식 확인될 경우 필리핀 재야세력은 당초 KBL이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이번 총선에서 일대 돌풍을 일으키게 되며 「마르코스」대통령이 지명하는 17석으로 여당이 과반수를 지킨다 해도 그는 이번 총선에서 사실상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마르코스」대통령의 KBL은 의회정원 2백석 가운데 1백70석을 차지하고 있다.
마닐라주 21개 선거구에서는 현재 야당후보가 16개선거구에서 여당후보를 누르고 앞서고 있다.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전국 곳곳에서 필리핀 유권자들은 수백명씩 개표소로 몰려가 공정하고 신속한 개표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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