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코스닥 유상증자 9715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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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증시 활황을 타고 코스닥 시장의 유상 증자가 급증하고 있다. 증권예탁결제원은 1~11월 코스닥 상장사 119개사가 유상증자로 9715억원을 조달했다고 13일 밝혔다. 유상증자 실시 회사는 지난해에 비해 70% 늘어났고 청약 금액은 두 배 이상(265%) 증가했다. 유상증자 청약율도 2분기 이후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들인 회사는 닭고기 가공업체 하림으로 276억원을 조달했다. 600억원의 대규모 시설 투자를 결정한 LCD 부품업체 에이스디지텍은 투자 자금의 절반 가량(275억원)을 유상증자로 마련했다. 엔터기술(183억원)과 중앙바이오텍(182억원), 네파스(161억원) 등도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금리는 오르고 주식 투자는 늘어나고 있어서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에도 19개사가 유상증자를 했거나 할 예정이다.

그러나 유상증자로 주식 수가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1999~2000년 코스닥 활황 때 쏟아졌던 7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두고두고 주가를 압박했다. 서정광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시장 유동성을 감안하면 유상증자 물량이 당장 시장 전체에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개별 기업의 경우 증자 후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증자 물량이 주가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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