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증시'엔 … 적립식 인덱스펀드 괜찮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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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증시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새로 투자하려는 사람은 물론 올들어 고수익을 올린 기존 투자자들에게도 선택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상품으로 최근 적립식 인덱스펀드가 인기다. 또 인덱스펀드의 일종으로 적립식 투자 비중이 높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신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적립식으로 드는 인덱스펀드=지난해 7월 설정된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인덱스플러스파생상품1'는 적립식 펀드로 이름을 바꿔야 할 판이다. 적립식 투자자가 꾸준히 늘더니 최근엔 신규분의 거의 100%가 적립식이다. 삼성투신운용 정성환 팀장은 "인덱스펀드의 안정성과 적립식의 장점을 이해하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국내 증시의 장기 전망을 밝게 보는 간접투자자에게 훌륭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인덱스펀드의 일종인 ETF 신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스닥 스타지수를 기초로 한 ETF인 '코덱스 스타'가 1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며 내년 초에는 금융.바이오.정보기술(IT) 등 특정 업종 지수를 따라가는 ETF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이런 ETF는 모두 적립식 투자가 가능하다.

인덱스 펀드는 지수 흐름을 그대로 쫓도록 돼 있어 상승장에선 지수만큼 수익률이 나오는 게 보통이다. 일반 성장형 펀드의 경우 펀드매니저가 개별 종목에 대한 분석을 통해 편입 종목을 고르기 때문에 지수와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올들어 7일까지 인덱스펀드의 1년 수익률은 51.25%로 코스피지수 상승률(51.72%)와 비슷하고 일반 성장형펀드 평균 수익률(59.58%)에 바짝 다가섰다.

◆장기·간접투자에 적합=인덱스펀드는 운용사나 펀드의 스타일, 펀드매니저의 능력에 대해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수수료 수준도 일반 주식형 펀드의 50~60% 수준이다.

적립식 투자는 인덱스펀드의 이런 특성에 적립식 특유의 강점인 매입 시점 분산 효과를 더해 준다. 유리자산운용 안찬식 팀장은 "적립식 투자를 할 경우 값이 쌀 때 더 많이 사들이고 비쌀 때는 적게 사들이면서 자연스레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다"며 "증시가 장기적으로 오르더라도 단기 조정을 피할 수는 없는 만큼 내년 이후에는 적립식 투자의 효과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이유로 미국.유럽 등에서는 ETF를 포함한 인덱스펀드가 개인들의 대표적인 간접투자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인덱스펀드 투자는 대부분 적립식이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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