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에 안긴 역사 고통 일본, 늘 반성하는 것은 당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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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마 쇼타로 일본대사가 9일 오전 조선호텔에서 열린 '21세기 동북아미래포럼'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오시마 쇼타로(大島正太郞.62.사진) 주한 일본대사는 9일 "풍요롭고 평화로운 동북아 구축과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을 위해서는 한.일 양국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2000년간의 교류를 바탕으로 자유와 민주주의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이 문제 해결의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7차 '21세기 동북아 미래포럼'에서다.

그는 특히 "한.일 경제 연대의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다"며 "지금은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실현을 위해 한층 노력할 때로 (중단된)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선 "일본인이 동아시아, 특히 한국과 중국 국민에게 과거 역사로 인해 안겨준 고통에 대해 늘 반성과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현행 일본 헌법에는 군국주의의 재도래를 막을 틀이 만들어져 있으며, 자위대가 과거의 일본군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결단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북아에서 자국의 아이덴티티를 다시 정의하려는 공통의 흐름이 일고 있다"며 "이것이 편협한 민족주의로 변질될 위험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외교가 미국에 치중해 아시아를 경시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일본의 지도자 가운데 아시아를 경시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며 "일본은 아시아를 중시하는 외교정책을 하나의 축으로 삼아 왔으며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토론에 나선 김영작 국민대 교수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한.일 관계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와, 과거적인 상징을 통해 국민통합을 모색하고자 하는 일본의 민족주의 동향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로 귀착된다"면서 "일본 지도층은 야스쿠니 신사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일 지도자들은 일본의 국내적 요인에 의해 부상하고 있는 민족주의적 요소를 국내 정치에 활용하기 위해 절제되지 않은 형태로 표출하고 있다"며 "양국 지도자들은 과거 민족주의를 잘못 관리한 쓰라린 역사적 경험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수석.정용수 기자<sskom@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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