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트 분양가보다 채권액이 높아졌다|34평형이 8천만원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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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치솟기만 하던 아파트 채권입찰액이 드디어 분양가를 넘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격』이 됬다. 서울 개포동 우성아파트 3차 당첨자가 발표된 23일 인기층인 2군의 34평형 채권 최고 공찰액은 4천6백50만원으로 분양가격인 3천 5백 81만 1천원보다 무려 68만9천원이나 많은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채권매입액을 포함한 실제 아파트 분양가는 34평형 2군의 경우 6천4백37만1천∼8천2백31만1천원, 47평형 2군은 1억3천∼1억1천38만3천원, 56평형은 1억2천2백76만2천∼1억3천2백73만2천원이 됬다. <관계기사9면>
채권입찰액이 분양가를 뛰어넘은것은 작년5윌 채권입찰제가 실시된 이후 처음있는 일.
이처럼 아파트 채권액이 치솟아 부동산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결과적으로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나 당국은 복덕방의 농간을 막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채권입찰제의 부작용도 개선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서울시및 부동산 관계자들은 아파트 실수요자들이 상식적으로 이처럼 높은액수의 채권을 도저히 써넣을 수 없으며 이는 아파트 투기꾼들이 조작하고 있는 농간이라고 지적했다. 관계자들은 복덕방들이 작년5윌 채권입찰제 실시 이후 기존 아파트 값이 뛰고 거래가 침체하자 터무니없이 높은 채권액을 써넣어 신규아파트의 값을 폭등시킴으로써 상대적으로 기존아파트의 거래를 촉진, 수수료를 노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실수요자들이 이들의 수법에 걸려 생각없이 높은 액수를 써 넣어야 당첨되는 줄 알고 높은값에 응찰하는데 복덕방의 농간을 막는다면 채권매입액은 낮아질수 있다는 것이다.
그 실례로 지난12일의 우성 개포아파트와 현대의 가락아파트 분양접수창구에는 주택은행본점및 지점마다 30∼50여명의 복덕방및 복부인들이 몰려들어 실수요자들에게 적절한 응찰가격이라면서 채권값을 충동질했다.
이들은 실수요자들이 응찰 가격을 몰라 당황하면 ▲터무니없이 비싼 액수를 제시하고 『그정도는 돼야 안심』이라고 값을 올리고 ▲제시한 채권가격이상의 값으로 되말아주겠다고 충동질하고 ▲모델하우스주변에서 명함을 돌리거나 ▲당첨자명단을 파악, 전매를 유혹하는 등의 수법을 쓰고있다.
복덕방의 이같은 수법으로 인기아파트 당첨자 발표후 1주일이내에 전체의 10%이상이 매물로 나오고있으며 복덕방들은 채권입찰액에 다시 프리미엄을 붙여 인기아파트값을 올려 작년에 분양된 아파트의경우 압구정동과 개포동은 평당 3백만원이 넘었고 가락은 2백50만원을 호가하고있다.
이같은 값으로 따져 전용면적 30평, 분양면적 40평짜리 아파트 한채값이면 1억2천만원으로 대지 70∼80평에 건평 40∼50평짜리 저택을 지울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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