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지 증권기자가 브로커에 정보 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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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증권담당기자가 자신이 쓸 기사를 사전에 알려주어 브로커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내게한 사건이 발생, 세계최대의 증권시장인 미국뉴욕의 월가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의「포스터·위난스」기자(35)는 이 신문에 매일 실리는 『거리에서 듣는다』라는 제목의 고정칼럼 담당자.
이 칼럼은 매일매일의 주식시세를 분석, 전망하고 있는데 그 권위가 인정돼 주식시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왔다.
이 때문에 월스트리트저널은 담당기자는 주식거래를 못하게 하고 칼럼의 내용이 사전에 흘러나가지 못하도록 마감시간 직전에야 타이프를 치게하는등 보안에도 신경을 썼다는 것.
그러나 동성연애자라는 이유등으로 다른 기자보다 봉급을 적게받아 평소 불만이 심했던 「위난스」기자는 증권회사 브로커들에게 『내일 어느 회사 주식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기사를 쓰겠다』고 알려 줬고 브로커들은 그의말을 근거로 해당주식을 사거나 팔거나 하여 이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를 준 댓가로「위난스」기자가 얼마를 받았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감독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위난스」기자의 지출계정, 전화통화내용등을 샅샅이 조사하고 있다.
SEC는 특히 「위난스」기자와 그의 기사내용을 미리올려 받아 증권시세 차익을 많이 취한 키더괴버디, 스코트물러등 대형증권회사의 브로커들을 상대로 집중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고 「위난스」기자의 칼럼이 실린 때를 전후해 주식가격이 춤을 춘 베아트리스 푸드, 카터필러 트랙터, 클레코인 인더스트리등 21개 상장회사에 대해서도 관련여부를 캐고 있다.
SEC에 따르면 「위난스」기자로부터 정보를 흘려받은 키터괴버디사의 브로커「브란트」씨는 1년간 1백만달러(약 8억원)가 넘는 소득을 올렸고 부동산도 많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사건이 지난주 처음 공개되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즉각 「위난스」기자를 파면하고 SEC의 조사활동을 크케 보도하고 있으나 공신력이 크게 떨어진데 당항해 하고 있다. 3일에는 상원도 청문희를 열어 이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검토했다. <워싱턴=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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