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의 길, 그림으로 만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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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811년 마지막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들고 간 혜원 신윤복의 ‘고사인물도’. [사진 국립고궁박물관]

조선통신사(朝鮮通信使)는 문자 그대로 믿음으로 통하는 외교사절이다. 조선시대 500년간 조선과 일본을 왕래하며 전기에는 약탈의 시대를 공존의 시대로, 임진왜란 뒤에는 전쟁의 시대를 평화의 시대로 바꾸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광복 70주년, 한·일수교 50주년을 맞아 조선통신사의 뜻을 되새겨보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고궁박물관이 14일 개막한 ‘그림으로 본 조선통신사’다. 조선통신사를 통해 오고 간 회화 4점이 나왔다. 한 개인수집가의 노력으로 최근 일본에서 돌아온 혜원 신윤복(1758~?)의 그림이 첫선을 보인다.

 조선통신사는 조선 후기에만 12회가 파견되었다. 대략 300명에서 500명이 넘는 대사절단이 1년에서 1년 반이 걸리는 대장정이었다. 사절단은 오가는 여정의 객사에서 양국의 문화를 주고받았다. 특히 정사(正使)와 부사(副使) 등과 함께 동행한 도화서(圖畵署) 화원들은 상당한 양의 회화 자료를 남겼다.

 이번 전시회에 선보인 조선 후기의 화원 혜원 신윤복의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는 1811년 마지막 조선통신사 파견 때 혜원에게 부탁해 그려 일본으로 가져간 작품으로 추정된다. 그림 오른쪽 윗부분에 ‘조선국의 혜원이 그리다(朝鮮國蕙園寫)’라는 묵서가 보인다. 5월 10일까지. 02-3701-7631.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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