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최신 육아법 손근찬<국립의료원 소아과장>|손가락 빠는 아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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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손가락을 빠는 버릇에 대한 견해는 심리학적으로 보는 것과 치과의 입장에서 보는 두가지가 있다.
심리학의 입장에서 보면 손가락을 빠는 일은 당연한 것으로 오히려 부모가 마음에 걸린다고 억지로 그만두게 하는 경우가 문제가 된다. 치과적인 면에서 보면 손가락 빠는 일로 뻐드렁니가 되거나 손가락이 변형되므로 심한 경우에는 그만두게 하는 것이 좋다.
전에는 위생이라든가 버릇이라는 면에서 막연하게 손가락 빠는 일을 나쁘게 생각해 입에서 빼도록 하거나 손가락에 반창고를 발라서 못하게 하고 시끄럽도록 주의를 주었다.
손가락 빠는일은 빠른 아이는 1∼2개월부터 시작하지만 이것을 시작한다는 것은 발달이 순조롭다는 증거다. 일찍부터 스스로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울고 싶을 때 참을 수 있는 수단으로 손가락 빠는 일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아이들이 모두 버릇으로 남는 것이 아니며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버릇으로 남는 경우에도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는 적어도 사람들 앞에서는 하지 않게 된다.
손가락 빠는 일을 하고 있을 때 왜 아직 하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 손가락을 상대로 놀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라면 같이 놀아주는 일을 먼저 해야한다.
즐거울 때, 열심히 무엇인가 할 때에는 손가락 빠는 일은 하지 않는다. 심할 때에는 밖에 데리고 나가거나 놀러가거나 하여 손가락 빠는 일을 멀리하도록 해야지 무조건 그만두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뻐드렁니나 입술의 변형도 없지 않으나 하루종일 손가락을 빨지 않는다면 대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전문가의 말이다.
그밖에 타월이나 베개, 또는 동물인형이 없으면 가만히 있지 못하거나 젖꼭지를 빠는 버릇도 마찬가지다. 없애는 기회를 기다린다. 즐겁게 놀고 더 재미있는 일이 주위에 많으면 잊어버리게 된다. 또 부모의 마음에 걸리는 것 중 성기(성기)를 만지거나 손톱 깨물기 등이 있으나 지나치게 걱정하면 할수록 숨어서 하도록 만들게 된다. 내버려두면 언젠가 잊어버리게 되며 되도록 재미있는 놀이를 마련해 주는 것이 좋다.
어른에게도 흔히 어떤 버릇이 있는데 어린아이도 예외는 아니며 어린이는 발달도중에 있으므로 버릇도 변하게 되고 걱정하는 사이에 언제부터인가 없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손톱이 빠지도록 손가락을 빨던 어린아이도, 어디를 가나 베개를 들고 다니던 아이도, 성기를 열심히 만지던 어린아이도 유치원·국민학교에 들어가게 되고 친구들과 노는 일이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되면 이런 버릇은 없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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