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신문놀이' 하면 어느 새 공부가 절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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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글씨를 모르는 유아들에게 신문으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며칠 전 인천의 연수구청 강당에서 구내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을 대상으로 NIE 강의를 했다.

강의 내용은 '신문으로 키우는 유아의 창의성' 이었다.

수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신문지를 접거나 찢어서 모자와 방석, 종이배와 티셔츠를 차례로 만들며 신문과 친해지는 방법을 소개했더니 모두들 따라 하며 즐거워했다.

어린이집 원생들은 생후 6개월부터 취학 직전까지의 어린이들이 대다수여서 한글을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가위로 기사를 오려내거나 사진에 색칠하는 등의 놀이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수업은 사진 등 이미지를 주로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먼저 신문에서 물건이나 사람을 찾아 오려내게 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것, 먹을 수 있는 것, 탈 수 있는 것, 안경을 쓴 사람 등 소재는 다양하다.

다음 단계로는 생활에서 흔히 쓰는 물건 사진을 스크랩하고, 원래 용도 외에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는 방법을 말해보게 한다.

또 사용할 때 불편했던 점과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를 궁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사진을 보고 계절.장소.날씨 등을 추측하는 등의 활동도 유익하다.

유아를 대상으로 한 NIE가 정말 교육적 효과를 낼 수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러나 신문을 활용해 한글과 숫자를 익힌 아이, 엄마와 대화의 소재로 삼는 아이 등 체험 사례는 주위에 흔하다.

교육적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신문은 유익한 놀잇감이요, 학습 자료라는 사실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오늘부터 자녀에게 조금씩 조금씩 신문의 창을 통해 세상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한진숙 중앙일보 NIE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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