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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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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마라톤의 역사는 오래지 않다. 유래는 기원전 490년 아테네의 마라톤 고전장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마라톤경기는 1896년이 시초다.
그해 제1회 아테네 올림픽(근대)을 앞두고 프랑스 소르본대 언어학군 「M·브레알」이「쿠베르탱」에게 마라톤경기를 제안했다. 「마라톤」이라는 명칭도 「브레알」이 생각해냈다. 이 때의 거리는 36·750km. 마라톤 고전장에서 경기장까지의 거리였다.
오늘의 마라톤 공식거리 42·195km는 1921년 국제육상경기연맹에 의해 확정되었다. 런던 올림픽(1908년)때의 마라톤 거리를 기준으로 삼았다. 윈저성에서 경기장까지 26마일.
이때의 에피소드가 있다. 그 거리를 정하면서 경기장 입구까지만 측량하고 꼴 라인까지의 거리를 깜박 잊어버렸다. 나중에야 그 사실을 발견하고 26마일에 3백85야드를 보탰다. 미터법으로 42·195km.
바로 그 거리를 뛴 런던올림픽 때의 마라톤 챔피언은 미국선수 「J·J·헤이즈」. 기록은 2시간55분18초. 제1회 아테네올림픽때의 그리스선수「S·루이스」가 보여준 기록보다 2초 단축한 기록이었다. 그러나 아테네 때의 코스가 2천30m나 짧았던 경우를 생각하면 장족의 기록이다.
마라톤 사상 최단시간은 81년 미국 뉴욕대회에서 미국선수 「A·살라자르」가 세운 2시간8분13초. 1백m로 환산하면 18초2 정도다. 이 기록은 성년의 건강한 남자가 1백m를 힘껏 뛸때의 시간과 비슷하다.
2시간 남짓을 시종 그런 속도로 달려야하는 것이 「살라자르」의 기록이다. 「신기록」이라는 것이 얼마나 초인적인 능력을 요구하는가를 알수 있다. 마라톤 시간은 과연 얼마나 단축시킬 수 있을까. 스포츠 과학자들은 그것을 인간의 근육구성으로 설명한다.
인간의 근육은 세 종류가 있다. 수축(수축) 시간은 짧지만 강한 힘을 내는 백근(백근 혹은 속근), 수축시간은 길지만 산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적근, 그 중간쯤인 중간근. 보통사람은 적근이 50%쯤 된다.
그러나 이 근육의 구성은 단련을 얼마만큼 쌓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끊임 없이 연습하는 사람은 확실히 적근이 많다. 어떤 운동선수는 80%까지 적근을 늘릴 수도 있다.
스포츠경기는 첫째도, 둘째도 연습과의 싸움이다. 연습은 또 인내력과의 싸움이다.
지난 일요일 동아마라톤에서 우리나라 마라톤의 신기록 2·14·59를 보면 우리도 하면된다는 생각이 든다. 인내력에 질 한국인은 없을텐데, 지금 분발해도 늦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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