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이 그럴 리가…" 엄마들은 울었다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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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은 울었다. 모정은 하나같이 "내 아들이 그럴 리 없다"고 부정했다. 지난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노스 찰스턴시에서 발생한 백인 경관의 총격에 의한 비무장 흑인사망 사건은 두 엄마에겐 인종 갈등이기 이전에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다. 총을 쏜 백인 경관 마이클 슬레이저(33) 경관의 어머니 캐런 샤프와 총격에 숨진 월터 스콧(50)의 어머니 주디 스콧은 나란히 ABC방송과 인터뷰했다. '내 아들이 그럴 리 없다'는 말은 상대방 아들이 잘못했다는 뜻이라기보다 '내 아들은 내가 잘 안다'는 뜻이다. 비난하지 않고 서로를 안타까워했다. 엄마기 때문이다.

정구현 기자

사망 흑인 모친 주디 스콧

"배려심과 정이많았던 아들
비극 재발되지 않기를 기도"

주디 스콧도 아들이 총에 맞는 동영상을 거의 보지 못했다.

그녀는 "내 아들이 무방비 상태로 달아나면서 경찰이 그 뒤에서 총을 빼들었을 때, 고개를 돌려야 했다"며 "그 후 한발씩 총성이 들릴 때마다 가슴이 산산이 찢어졌다"고 했다.

죽은 아들은 그녀에게 "배려심 많고 아직도 '엄마(Mommy)'라고 부르며 매일 안부전화를 걸었던 정 많은 아들"이었다.

그녀는 '스콧이 테이저건을 빼앗았다'던 슬레이저 경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안다. 왜냐면 내 아들이 그런 위험한 행동을 할 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주디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정말 정말 분노가 치밀었지만 신앙이 날 지탱해줬다"면서 "이제 내 아들은 절대 살아 돌아올 수 없다. 똑같은 비극이 다른 이들에게 일어나질 않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슬레이저 경관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원했지만, 연민의 감정도 드러냈다.

주디는 "슬레이저는 살인혐의로 기소되어야 한다"면서도 "딱하다.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를 앞으로 치러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슬레이저 경관의 가족을 위해서도 기도하겠다고 했다.

그녀는 오늘(11일) 아들의 장례식에서 영원한 눈물을 흘린다.

총격 백인 경관 모친 캐런 샤프

"인생 포기할 일 안했을 것
숨진 스콧 부모에 용서 구해"

캐런 샤프는 아들 슬레이저 경관이 총을 쏘는 동영상을 볼 수 없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은 내가 (아들이 한 행동을) 부정한다고 할 지 모르지만 정말 볼 수가 없다. 미안하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내 아들은 착하고 사랑받는 경찰이었다"면서 "경찰직과 앞으로의 인생을 위태롭게 하는 일을 했다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내 아들답지 않다. 아니다"고 울음을 삼켰다. 그러면서 "공무를 수행하다가 벌어진 일이라고 믿고 싶다"며 눈물을 훔쳤다.

아들 부부는 다음달 출산을 앞두고 있다. 샤프는 "아들이 얼마나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했는지 모른다"면서 "그 소중한 아기와의 인생을 포기할 일을 아들이 왜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그녀는 숨진 스콧의 부모에게 용서를 구했다. 샤프는 "엄마로서 사죄한다. 스콧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면서 "세상 어떤 부모도 자식이 먼저 죽는다고 상상하지 못한다. 엄마로서 엄마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아들에게 사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말에 그녀는 "하나님이 양쪽 가족 모두를 보살펴 주시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10일 그녀는 교도소에 수감된 아들을 처음으로 면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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