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난자 의혹' 취재일지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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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지 참조>

일지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올 6월 1일 'PD 수첩' 제보란에 처음으로 황 교수와 관련된 제보를 했다. 곧 취재가 시작됐다. 제작진은 6~7월 황 교수 연구에 매매된 난자와 연구원 난자가 사용됐고,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제보를 확인했다. 다른 제보자 두 명에게서 추가 증언도 확보했다.

'PD 수첩'팀은 10월 20일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연구원 K씨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신원을 보호해 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세 차례 받은 뒤 '중대한 증언'을 들었다고 일지에 적혀 있다. 그 증언에 대해 K씨는 "제작진이 거짓으로 (대답을) 유도하고 강압적인 인터뷰를 한 만큼 내 발언 내용을 인용해선 안 된다"는 e-메일을 'PD 수첩' 측에 보낸 바 있다.

이후 취재 방향은 직접적으로 황 교수를 향했다. 10월 31일 황 교수와의 정식 인터뷰가 성사됐다. 'PD 수첩'팀은 당시 난자 문제와 K연구원의 증언 내용에 대해 황 교수에게 물었다. 또 논문의 의혹에 대해선 함께 검증키로 했다고 한다.

줄기세포를 받는 과정에서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지만 제작진은 11월 12일 줄기세포 5개 라인(2.3.4.10.11번)과 동일한 환자의 모근세포를 넘겨받았다. 계약서까지 작성했다. '검증 결과가 논문과 동일하면 방송을 하지 않는다. 만약 논문과 다르게 나오면 1주일 이내에 2차 검증을 마무리한다'는 내용이었다. 결과는 11월 17일 나왔다. 그러나 (부정적인) 1차 결과가 나온 뒤 황 교수는 대리인을 통해 "2차 검증에 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는 게 'PD 수첩'의 주장이다.

MBC 'PD수첩'이 밝힌 취재일지

▶2005년 6월 1일=제보자 A씨, PD수첩 제보란에 자신의 신원을 정확히 공개하며 최초 제보

▶6~7월=제보 내용 확인.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매매된 난자와 연구원 난자가 사용된 점과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허위일 가능성'이란 내용

▶8월=다른 제보자 B씨, '연구에 사용된 난자 의혹'에 대해 증언

▶9월=제보자 C씨,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허위일 가능성'에 대해 증언

▶10월 20일=미국에서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저자인 연구원 K씨를 만남. 신원을 보호해줄 수 있느냐고 세 차례 물은 뒤 '중대한 증언'. 연구원 P씨를 만나 난자 제공 여부에 대해 인터뷰

▶10월 31일=황우석 교수 인터뷰. 논문 의혹에 대해 검증하기로 합의

▶11월 6일=줄기세포를 인수하러 갔으나 실패

▶11월 12일=황 교수 측이 계약서 쓸 것을 요구함. '검증 결과가 논문과 동일하면 방송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논문과 다르게 나오면 1주일 이내에 2차 검증을 마무리한다'는 내용의 계약서 완성. 줄기세포 5개 라인(2, 3, 4, 10, 11번 줄기세포 라인)과 모근세포 받음

▶11월 17일=검증 결과 나옴. 황 교수는 "검증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힘. 계약서대로 황 교수 측에서 2차 검증을 요구. PD수첩팀은 이를 수용하고 1주일 내에 마무리하기로 합의

▶11월 28일=황 교수, 대리인을 통해 "2차 검증에 임하지 않겠다"고 통보

▶11월 30일=황 교수 측에 1차 검증 결과에 대한 입장(검증 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이유)과 관련한 인터뷰 요청. 황 교수 측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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