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정장+여성 캐주얼 백화점에 혼합 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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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13일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5층 '크리스찬 라끄르와' 매장.

이곳은 남성복 매장이지만 지난달부터 여성복을 함께 팔고 있다. 남자 옷을 사러 오는 여성 고객을 잡기 위해서다. 전체 판매 물건의 10%를 여성복으로 채웠다. 이 곳을 찾은 이지영(24)씨는 "남자 친구 옷을 사러 왔다가 커플로 어울릴 만한 블라우스를 함께 샀다"고 말했다. 이 매장의 신진영 매니저는 "남자들은 대부분 부인이나 연인과 함께 쇼핑을 온다는 점을 고려해 여성복도 같이 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백화점 매장의 '성(性)역 파괴'가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여성 캐주얼과 남성 정장은 각각 다른 층에서 팔았으나 요즘은 합치는 사례가 많다. 여성 소비자들의 쇼핑 시간이 남자보다 길다는 자체 조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부터 일부 남성복 매장에서 여자 옷이나 액세서리를 팔고, 반대로 여성복 매장에서는 남성용품을 팔고 있다.

이같이 남성복과 여성복을 함께 판 뒤로 매출이 높아졌다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본점의 여성복 브랜드 '쿠스토 바르셀로나' 매장은 판매 제품 중 20%가 남성복이다. 이 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여성 캐주얼 브랜드 'A6' 매장에서는 남성용 트레이닝복을 같이 팔고 있다. 특히 남성캐주얼 CK는 올 여름 시즌을 겨냥해 아예 남녀 커플티를 내 놓을 계획이다. 이 매장의 전현주 매니저는 "여자 옷을 함께 판 뒤로 매출이 2배 정도 뛰었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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