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영업점 전전하며 모금함 훔친 60대 여성 사연은

중앙일보

입력

  24시간 영업하는 패스트푸드점과 카페 등에서 모금함을 훔쳐온 60대 여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서울 종로3가 패스트푸드점과 영등포의 한 카페 등에서 모금함을 훔친 혐의로 유모(62ㆍ여)씨를 검거해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24시간 영업하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에서 생활하며 생활비가 필요할 때마다 모금함을 훔쳐온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지난 2월 20일 서울 종로3가 맥도널드에서 매장 카운터 앞에 있는 모금함을 옷으로 덮은 뒤, 카운터에 연결된 모금함 전선을 미리 준비해 온 가위로 끊고 모금함을 통째로 들고 달아났다. 당시 이 모금함에는 현금 4만원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유씨는 이런 방식으로 2월 7일 마포구의 한 패스트푸드점에 있던 모금함을 훔쳤고, 3월 6일 영등포의 한 카페에서도 범행을 저지르려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유씨는 4년 전 언니와 둘이서 경기도 부천에 살다 불화를 겪으며 집을 나왔다. 이후 일정한 거주지 없이 24시간 운영하는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을 전전하며 생활해왔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가 일정한 주소지가 없고 본인이 기초생활수급비를 신청한 적도 없어 생활이 어려웠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씨는 총 7건의 절도 전과가 있는데, 이 중 6건이 이번과 같은 모금함 절취였다. 경찰은 ”유씨가 조사에서 ‘언니와 싸우고 집을 나온 후 생활비가 없어 범행을 저질렀으며, 훔친 현금은 식비와 교통비, 옷값에 썼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혜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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