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공무원 연금개혁 처리 호소…"내년부터 매일 100억씩 적자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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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31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31일 “국회가 시한 내에 공무원 연금개혁을 마무리짓지 못하면 내년부터는 매일 100억원씩, 연간 3조7000억원의 세금이 들어가야 하고 5년 후에는 매일 200억원씩 연간 7조4000억원의 재정적자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올해만 해도 하루가 늦어질수록 매일 80억원씩, 그러니까 오늘도 80억원의 보존액이 들어가고 있는 연금”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우리 경제는 더욱 어렵게 되고, 국민들의 부담은 더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 발언 중 3분의 1정도를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를 촉구하는데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공무원들을 향해 “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해 온 100만 공직자들의 노고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공무원연금이 국가재정과 미래세대의 막중한 부담을 주고, 그 심각성이 더 커진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렵다는 이유로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역사와 국민 앞에 큰 누를 범하게 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개혁이 어렵고 고통스럽지만 국가와 국민, 우리 후손들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에 반드시 해내야 하는 것이 지금 이 시대의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우리 후손들이 누구냐. 바로 우리의 아들, 딸들 아니냐”며 “부디 공무원 여러분께서 나라와 국민을 위한 충심으로 동참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노사정 대타협 시한인 이날 “오늘은 노사정 대표들이 노동시장 구조개선 대타협을 이룩하겠다고 약속한 마지막 날”이라며 “노사정 대타협은 국민과의 약속이기도 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아주 중요한 결단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야말로 미래세대를 위해 노동시장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절체절명의 각오로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유종의 결실을 맺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부정 부패와 세금 낭비 사례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서는 그런 것은 결코 용서치 않겠다”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은 과거에 문제가 있었던 여러 사업들처럼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있어서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지 확실한 판단이 서지 않는 상태에서 추진된다면 결국 피같은 세금으로 메울 수 밖에 없다는 것과 거기에 비리까지 합쳐진다면 나라에 엄청난 피해를 주게 된다는 것을 늘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물 쓰듯 한다’는 말은 머릿속에서 지워야”=박 대통령은 이날 “‘물 쓰듯 한다’는 이 말은 아주 우리 머릿속에서 지워야 할 그런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물 부족 문제도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유엔이 선정한 물 부족국가 중 하나이고 지난 겨울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소양강 댐의 저수율이 30%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중북부지역의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라면서다. 박 대통령은 “우리 속담에 ‘물 쓰듯 한다’고 그러는데 절대로 이 속담은 이제 앞으로 우리나라에 적용될 수 없다”며 “물을 아껴쓰는 정도가 아니라 어떡하면 깨끗한 물을 더 확보할 건가, 수자원을 어떻게 관리할 건가, 아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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